<조규상 칼럼> 헌법개정 ⑩인권(12)

조원익 기자
wicknews1@naver.com | 2020-08-10 10:26:02
  • 카카오톡 보내기
조규상 박사(재정경영연구원장)

8월은 해방의 달이다. 긴 장마에서 벗어나는 달이며, 일제 지배에서 벗어난 달이다. 무더운 여름밤이 계속되는 뜨거운 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좀처럼 장마가 끝이 나지 않고 있다. 장마가 폭우를 몰고 와서 재해가 더해진다. 습하고 더운 날씨로 짜증만 더해 간다.


요즘 날씨처럼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뉴스가 부동산 문제다. 여당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 애쓴다. 야당은 이때다 싶어 정권을 공격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을 위한다며 각종 주장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도 국민을 납득시킬 답을 못 내놓고 있다.

 
여당은 서울의 아파트값을 잡으며, 차기 집권까지 시야에 두고 수도 이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심지어 국회에서 여당은 단독으로 임대차 3법을 무리해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국론은 분열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없을까.


먼저, 정치권은 부동산을 경제나 재테크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은 헌법의 인권 영역이다. 즉, 부동산은 국민 재산권 자유의 바탕이 된다. 그러므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강화하면 할수록 국민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격이다. 정부의 강압적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거세진다. 자유를 억누르면 반발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다.


지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 마디로 자유민주주의 기본도 모른 것이다. 정부가 과도하게 규제하고 세금을 부과하지만, 오히려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들이 말하는 부동산을 최소한 규제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가 옳을지 모른다. 이론 면에서도 실리 면에서도 여당은 지고 있다.


다음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공급을 늘리자는 대책이 나왔다. 경제적 시각에서 보면 수요와 공급이 불균등을 해소하자는 말이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므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기초경제학에서 물건의 가치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있다. 여기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는 노동가치가 더해진다. 이런 가치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한국의 부동산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렇다. 서울은 이상하리만큼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 원래 가격이 비싼 고급 아파트를 차지하고 서민 아파트도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높다.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면 할수록 가치가 떨어져야 맞다. 아파트가 낡으면 보수하거나 재건축해야 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그 비용을 집 주인이 부담한다면 가치는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한국, 특히 서울에서 아파트는 교환가치가 높다. 그러므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재건축하면 비싸게 팔 수 있다. 실제로 입주(공급) 이전에 분양신청이 몰리는 기이한 현상은 상식으로 통했다. 더구나 아파트 건축의 인·허가권을 쥔 공무원은 일반 국민보다 한발 앞서서 몰래 고급 정보를 선점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고급공무원이 다주택 소유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여기서 부동산 가치는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는 있지만, 노동가치는 거의 미미하다. 특별한 노동 없이 부동산으로 재산을 축적한다는 것은 진보주의자들로서는 인정하기가 어려운 대목이다. 현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둘러싸고 혈안이 된 이유도 이념상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공급을 확대하거나 수도를 이전하는 속내는 정권 실세들의 이익이 걸려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개발정보를 먼저 알 수 있는 자들은 정권 실세나 고위공직자들이다. 그들이 교환가치가 높은 아파트 먹잇감을 놓칠 리 없다. 서민을 위해 아파트 값을 안정화하겠다는 말은 개소리다. 개발에는 분명 막대한 이익이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의 정확한 대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교환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먼저, 아파트 담보대출에서 아파트 신용도를 낮추는 것이다. 아파트라면 은행권은 묻지 마 대출을 해준다. 물론 대출 한도가 있지만, 다른 부동산에 비해 아파트는 신용도가 꽤 높은 편이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아파트의 교환가치가 떨어지면 한국 경제는 심각해질 것이다.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갑자기 아파트값이 뚝 떨어지면 국민의 자산 가치가 폭락한다.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 여기서 국민의 재산권에 대해 이중의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

 
원래 인권의 적용에는 이중의 기준이란 잣대가 있다. 헌법이 정한 모든 인권을 철저히 보장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인권보장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 사회 발전이 저해된다. 그러므로 엄격히 보장해야 할 인권이 있고 느슨히 보장해도 될 인권이 있다.


예를 들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 그것을 치유하는 데에 시간과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즉, 자유로운 표현을 하지 못하면 사회가 경직되고 정권비판의 길이 막힌다. 결국 자유와 평등이 없는 독재가 이루어지고 혁명을 통해야만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다. 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표현의 자유는 철저히 보장받아야 한다.


이에 비해서 경제적 자유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다소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제약은 표현의 자유처럼 민주주의 근간을 덜 훼손한다. 회복에도 비교적 수월하다.


이처럼 부동산, 즉 국민의 재산권은 경제적 자유에 해당하므로 필요하면 규제를 가할 수 있는 이중의 기준 적용을 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이중의 기준으로서 구체적 정책은 실무자나 전문가의 일이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싱가포르처럼 아파트 한 채까지 보유는 국가가 보호해 준다. 그러나 두 채 이상 소유하면 국가는 재산권 보장을 하지 않는다.


끝으로 현재의 아파트 숫자면 수요는 충분하다. 더 국토를 파헤치는 아파트 건설은 중지해야 한다. 개발은 결국 교환가치를 노리는 부자들과 정치가, 고급공무원, 건설업자 등 힘센 자들의 돈 잔치가 된다. 그린벨트 등 남아 있는 녹지는 현세대들의 것이 아니라 미래 후세들의 몫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다음 선거 때 그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바른 정치는 국민의 부동산 지옥에서 해방이다.

조규상 박사(재정경영연구원장)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독자의견]

댓글쓰기
  • 이름
  • 비번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김나연님 2020-08-10 16:19:07
5적들이 먼저 솔선 수범하고 1주택자는 철저히 보호하되 다주택자는 보호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삭제
김나연님 2020-08-10 16:18:04
5적들이 먼저 솔선 수범하고 1주택자는 철저히 보호하되 다주택자는 보호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삭제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