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부부 만학도, 내달 동명대서 학사학위 취득 “마음만 먹으면 안 될 것 없어”

김의준 기자

mbc471125@daum.net | 2025-01-04 00:32:12

박영숙(87)씨,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던 내가 4년제 대학 졸업까지’
남편 류수열(89)씨, 아내 운전기사역, ‘함께 도전의 길 걸어’
▲ 80대 후반의 부부 만학도인 류수열(89)씨와 박영숙(87)씨. 류씨가 학위 취득 소감문을 쓰고 있는 장면. 동명대 제공

[로컬세계 부산=김의준 기자] 도전·체험·실천 두잉(Do-ing) 동명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에서 다음 달 특별한 졸업생이 배출된다.

80대 후반의 부부 만학도인 류수열(89), 박영숙(87)씨가 그 주인공. 이 노부부는 젊은 시절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고 도전을 이어왔다.

도전의 시작은 아내 박영숙씨였다, ‘딸은 학교에 보내주지 않았던 옛 시절’ 박씨는 집안의 반대로 초등학교조차 입학하지 못했다. 박씨는 결혼 후 출산 육아를 하는 한편, 시장통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며 바쁜 삶을 살았다.

그는 나이 일흔을 넘어선 뒤 한글을 익히며 배움의 발걸음을 떼기 시작,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경남 김해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도움으로 초등학교 과정을 뗄 수 있었던 박씨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성인반 과정을 차례로 마치며 학업의 열정을 불살랐다.

그는 부산의 모 전문대학에서 2년제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코로나도 채 종료되지 않았던 2023년 3월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이후 매학기 3~4과목씩 수강하며 학점을 이수한 박씨는 이제 내달 2월 졸업식에서 정규 4년제 대학 학사학위를 받는다.

아내 박씨의 학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남편 류수열(89)씨는 초등학교 과정부터 아내인 박씨와 함께 공부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운전을 하는 류씨는 아내의 등·하교 운전기사 역할을 자처하며 함께 도전을 이어왔다. 류씨도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할머니와 함께 2년제 전문대학을 거쳐 아흔을 앞두고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한다.

아내 박씨는 20대 동료학생들과의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제가 20대였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었을 거예요. 마음만 먹으면 안 될 것은 없고, 희망을 걸고 하면 이룰 수 있습니다.”

이 노부부의 도전은 단순히 학문적 성취를 넘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노랫말처럼 인생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젊은 세대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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