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김해공항서 이륙 직전 화재, 승객·승무원 176명 전원 탈출…7명 중경상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5-01-29 07:25:52

이륙 대기 중 “불이야” 고함소리
일촉즉발 상황, 승무원들 침착하게 대응
여성 승무원 “선반 배터리…배터리…터졌다” 다급하게 외쳐
화재 기종은 ‘에어버스 A321-200’
28일 오후 10시 26분경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꼬리부분 선반에서 불이 나 공항소방대가 출동, 진화에 나섰으나 순식간에 동체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승객 등 176명이 모두 비상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로컬세계 = 전상후·맹화찬 기자] 28일 오후 10시 26분경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발하기 위해 이륙 대기 중이던 에어부산 여객기 꼬리부분 선반에서 불이 났다.

이 여객기엔 승무원과 승객 등 176명이 탑승했으나 비상구를 통해 전원 탈출했으며, 탈출과정에서 승객 3명, 승무원 4명 등 7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발화 직후 객실 후미에 있던 한 승무원이 ‘선반 배터리…배터리…터졌다’라고 말했다”라고 한 탑승객이 외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신고 이후 8분만인 오후 10시34분경 현장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으나 불이 여객기 동체 쪽으로 급속히 확산하자 오후 10시 38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공항 외부의 인근 소방력을 총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서 1시간여 만인 오후 11시 31분경 완전히 진화했다.

이 항공기는 이날 오후 10시 55분 홍콩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탑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내방송을 할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긴박한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했다. 탈출할 떄 여성 승무원이 “선반 위 배터리… 배터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화재가 발생한 홍콩행 에어부산 BX 391편(HL7763, A321-200 기종)은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기령 17년의 에어버스 기종이다.

28일 오후 10시 26분경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꼬리부분 선반에서 불이 난 몇 분 후 연기가 외부로 확산하고 있는 장면. 비상구 슬라이스가 전부 펼쳐져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대피한 상태에서 소방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여럿 지켜보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비행시간 6시간 내외의 중단거리 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중형 항공기다. 에어부산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2017년 5월 이 항공기를 넘겨받았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4위(지난해 국제선 승객 기준)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합병을 계기로, 자회사 LCC인 진에어(대한항공 자회사)를 중심으로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항공 자회사)도 통합 수순을 밟고 있는 상태다.

에어부산은 현재 유럽 에어버스사의 항공기를 주력 기종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버스 기종을 주로 활용하는만큼 정비 용이성 등을 감안해 총 24대의 에어버스여객기를 전량 운용 중이다.

화재 사고기 에어버스의 A320 패밀리 기종은 2018년 엔진 오작동으로 인한 비상 착륙 시도를 비롯해, 2020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비행기 착륙 과정 중 발생한 랜딩기어(착륙장치) 이상, 베트남 다낭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기내 화재 경보가 오작동한 사고 등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12년간 사고는 물론 준사고가 1건도 없었다. 이에 항공편 수가 10만 편 이상인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무사고 기록을 유지했으나 이날 사고로 기록이 깨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항공정책실장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산지방항공청장 중심의 지역사고수습본부를 통해 수습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국내 9개 LCC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회의에선 저비용항공사 안전관리체계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LCC 안전강화와 신뢰회복을 위한 쇄신방안을 논의했다.

국토부와 국내 LCC 업계가 179명의 희생자를 낳은 역대 최대 항공기 사고의 발생으로 초래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쇄신책을 논의했지만, 이번 화재 사고로 국민들의 LCC 안전과 정비에 관한 우려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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