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의 삶에서 문화마을까지…부산 흰여울마을 주민들의 기억을 책에 담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08-13 08:45:59

부산근현대구술자료집 17권 발간…주민 생애사로 마을의 변화 기록
6·25 피란민 정착부터 조선·항만산업 성장, 도시재생까지 담아
2015년 심층 구술 면담 재편집…부산근현대구술자료집 마지막 권
「흰여울문화마을 사람들 이야기」 발간했다. 부산시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한 마을의 역사는 오래된 건물만으로 남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이 모일 때 비로소 온전한 기록이 된다.

부산시는 주민들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부산의 근현대사를 기록한 부산근현대구술자료집 제17권 '흰 물결 따라 희망 피어난 곳 – 흰여울문화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자료집은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부산 영도구 영선동 일대 해안 절벽과 비탈면에 정착하면서 형성된 흰여울문화마을의 역사와 변천 과정을 주민들의 목소리로 풀어냈다.

영도 지역 조선·항만산업의 성장과 함께 주거지가 확대된 과정부터 산업구조 변화와 원도심 인구 감소로 마을이 쇠퇴한 시기,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문화예술 공간이 조성된 과정까지 마을의 변화상이 담겼다.

특히 좁은 해안 평지와 급경사 지형에 들어선 주택과 골목, 계단길 등 흰여울문화마을 특유의 공간적 특징과 주민들의 생활상도 구술 기록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는 2015년 흰여울문화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담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읽기 쉽게 편집했다. 마을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동시에 주민들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자료집에는 1950년대 피란민들의 정착 과정과 산업화 시기 주거지 확대, 주민들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1990년대 이후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마을의 쇠퇴, 2011년 시작된 도시재생사업과 문화예술 공간 조성 과정 등이 차례로 수록됐다.

이번 자료집은 부산근현대구술자료집의 마지막 권이다. 부산시는 그동안 시민들의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부산의 근현대사를 기록하고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구술자료집을 꾸준히 발간해왔다.

자료집은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부산시 누리집과 부산광역시사편찬위원회 누리집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이번 책자 발간은 사라져 가는 부산의 자연마을 역사를 기록해 근현대사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 지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구술 생애사 자료가 지역 공동체의 문화자산으로 활용돼 부산만의 지역 정체성을 담아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광지로 알려진 흰여울문화마을에도 주민들이 살아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풍경을 넘어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까지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번 자료집의 의미가 크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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