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양시, 지방세입 특별징수 고도화… 악성 체납 근절로 조세 정의 실현 나선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3-05 09:14:10
가상자산 직접 매각 시스템 구축… 은닉 재산 추적 범위 디지털로 확장
경기도 유일 체납차량 영치팀 정식 운영… 데이터 기반 ‘악성·생계형’ 정밀 구분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세금은 도시 재정의 근간이자 시민 신뢰의 척도다. 성실 납세자가 보호받지 못하면 조세 정의는 흔들린다. 고양특례시가 2026년 상반기 지방세입 체납 특별징수대책을 통해 단속 중심을 넘어 구조 개편형 징수 모델을 본격 가동했다. 현장 단속, 디지털 자산 추적,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입체적 징수 체계다.
최근 3년 체납 증가세… 강도 높은 대응 배경
지방세 체납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양시 역시 최근 3년간 고액·상습 체납 비중이 확대되면서 기존 독촉·압류 중심 행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했다. 단순 체납이 아닌 ‘고의적 회피’에 대한 정밀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악성 체납, 더 이상 ‘버티기 전략’ 통하지 않는다
시는 고액·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가택수색을 실시해 귀금속·명품·현금 등 은닉 동산을 즉시 압류하고, 실익 분석 후 공매 절차에 착수한다. 오는 8월 말 경기도와 합동 현장 공매를 통해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명단 공개, 출국 금지, 신용정보 등록 등 사회·경제적 제재도 병행한다. 가족·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이전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에는 소송 등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한다. ‘버티면 된다’는 인식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상자산까지 압류… 징수 행정의 디지털 전환
최근 일부 체납자들이 재산을 가상자산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면서 시는 국내 주요 거래소와 연계한 압류·추심 체계를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직접 매각을 위한 계좌 개설을 완료해, 압류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각·환수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세무행정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가상자산 직접 매각 체계를 갖춘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선도적 모델”이라며 “은닉 수단 다변화에 대응하는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한다.
경기도 유일 ‘체납차량 영치팀’… 현장 단속 상시화
고양시는 2025년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체납차량 영치 전담 TF를 운영한 데 이어, 올해 정식 ‘체납차량 영치팀’으로 전환했다. 번호판 인식 시스템 단속 차량이 관내를 순찰하며 자동차세 체납 차량을 즉시 영치한다.
대포차나 4회 이상 상습 체납 차량은 휠 잠금장치를 설치해 운행을 정지시키고, 이후 공매 처분으로 체납액을 회수한다.
시는 지난해 번호판 2,321대를 영치하고 98대를 공매해 총 14억 원의 지방세 체납액을 징수했다. 이는 단속과 공매를 연계한 일관 체계가 실질적 재정 회복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빅데이터 기반 ‘선별 징수’… 생계형 체납은 회복 지원
강경 일변도는 아니다. 시는 체납자의 재산·소득·신용 상태·납부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납부 능력을 세분화한다. 고의적 회피가 확인된 악성 체납자에게는 가택수색·공매 등 강력 조치를 적용하지만, 일시적 경제난에 따른 체납자에게는 분할 납부를 유도해 재기를 지원한다.
행정학계에서는 “최근 지방세 징수 행정의 방향은 ‘일괄 압박’에서 ‘능력별 차등 대응’으로 전환되는 추세”라며 “고양시 사례는 현장 단속과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모델”이라고 분석한다.
카카오 알림톡 기반 모바일 고지 시스템도 병행한다.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체납자나 해외 체류자에게도 신속히 통지할 수 있어 징수율 제고와 행정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성실 납세자가 존중받는 것이 조세 정의의 출발점”이라며 “투명하고 책임 있는 징수 행정으로 신뢰받는 재정 운영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단속 강화에 방점이 찍힌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징수 체계의 구조화’에 가깝다. 가상자산 대응, 상시 영치팀, 데이터 기반 선별 대응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기존 체납 관리 방식과 결이 다르다.
지방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납세 신뢰에서 출발한다. 고양시 모델이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상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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