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호랑나비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10-12 08:28:50

     가을 호랑나비

                                    이승민

단풍이 붉게 타다 흩날린 듯 
너의 고운 날갯짓은
대지 위로 띄워 보내는 고요한 편지 

빛바랜 노을을 날개에 얹어두고
저물어 가는 계절의 그리움을
꽃잎 위에 내려놓는다

꽃향기 옅어진 메마른 들판에서
볕뉘 한 자락 등에 지고
마지막 꿀 한 방울을 길어 올리는 몸짓, 

바스러진 끝자락에 매달린 생은
화려했던 날개의 검은 줄무늬 위로
허공을 저어간다

저무는 계절의 등줄기를 어루만지듯
너는 찬 공기를 베어 물고 날아오른다 

네가 머문 자리엔 온기만 아득한데
여린 호흡 하나로 온 세상이 가을이어라

               秋の揚羽蝶

                                                 李勝敏

秋の揚羽蝶 紅葉が赤く燃えて散るように
お前の美しい羽ばたきは
大地へ向けて飛ばす 静かな手紙 

色褪せた夕映えを翼に預け
暮れ行く季節の面影を
花びらの上にそっと下ろす 

花の香りが薄らいだ 荒涼とした野原で
ひとひらの陽光を背中に背負い
最後の一滴の蜜を汲み出す仕草 

擦り切れた裾野にしがみつく生命は
鮮やかだった羽の黒い縞模様の上で
虚空を漕ぎ進む 

暮れ行く季節の背中をなでるように
お前は冷たい空気を噛みしめて飛び立つ 

お前が留まった場所には 芳香だけがかすかに漂い
わずか一つの呼吸で 世界中が秋であ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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