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척추의 날, 허리 아프다고 꼭 수술할까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15 09:15:57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매년 10월 16일은 ‘세계 척추의 날’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척추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함께하는 날로, 국제 뼈·관절 협력체 본 앤드 조인트 디케이드(Bone and Joint Decade)의 연례 행동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다.
행사 측은 평생 최대 80%가 허리나 목 통증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올바른 자세와 활동량 유지,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취지다. 전 세계적으로 기념일을 지정할 만큼 척추 질환은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척추질환 환자는 1,13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5명 중 1명꼴로 척추질환을 앓는 셈이다.
수술 수요도 꾸준하다. 심평원 통계상 2024년 척추 수술 환자는 20만9188명이었고, 이 중 85.3%가 50대 이상이었다.
흔히 척추 질환이라면 수술을 떠올리지만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더라도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의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술 부담이 크거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비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다.
꼬리뼈 부위 등으로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고 영상 장비로 위치를 확인하며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시술이다.
피부와 근육을 크게 절개하지 않고 국소마취로 진행할 수 있어 전신마취 부담이 적고 회복 상태에 따라 당일 귀가도 가능하다.
만성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이어지는 환자, 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은 환자 등이 고려할 수 있다.
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이대희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에는 C-arm과 같은 영상 장비를 활용해 시술 부위를 확인하면서 약물을 정확하게 주입할 수 있어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경 압박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고 모든 척추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 질환은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이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진료 인원은 척추관협착증이 약 182만 명, 허리디스크가 약 197만 명에 달했고, 협착증 환자는 5년 전보다 약 10.5% 늘었다.
두 질환 모두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나타나지만 발생 원인과 통증 양상은 다르다.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빠져나와 주변 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생길 수 있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주로 퇴행성 변화로 생기며 서 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와 다리 통증·저림이 심해지고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쉬면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걷다가 자주 쉬어야 하거나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차 짧아진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두 질환은 증상만으로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전문의 진찰과 영상검사가 필요하며 치료도 신경 압박 정도와 근력 저하 여부 등을 종합해 정해야 한다.
이 과장은 “허리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을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무작정 참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와 함께 일상에서의 허리 관리도 중요하다.
오래 서서 일할 때는 낮은 받침대에 양발을 번갈아 올려 허리에 몰리는 부담을 줄이고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어 허리를 등받이에 기대는 것이 좋다. 운전할 때도 등받이와 좌석 위치를 조절해 허리가 과도하게 굽거나 젖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면 자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똑바로 누울 때는 무릎 아래에, 옆으로 누울 때는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면 허리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허리를 과도하게 젖힐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바닥의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몸을 낮춘 뒤 물건을 몸에 바짝 붙여 들어 올려야 한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