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선과 악-정치하는 귀족과 일꾼 백성(제1회)

마나미 기자

manami0928@naver.com | 2022-01-26 10:45:31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권력을 나눔과 정의로 잇는 끈은 선이고, 권력을 돈과 불의로 잇는 고리는 악이라는 매개라고 한다. 화폐는 인간이 발견한 것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경제활동의 도구로서, 돈을 잘 쓰면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발명품이지만, 돈이라는 이미지에는 욕심과 허영과 불의와 타협하는 도구로서의 이미지 역시 강한 것을 보면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태초에 창조주께서는 이런 방정식을 만들고 선의 개체를 악보다 많게 하였다. 하지만 인간이 권력과 돈이라면 환장을 하듯이 쫓다 보니 형국이 묘하게 된 것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돈을 쓰다 보니, 많은 권력자가 그 권력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권력을 잡고 나면 돈에 눈이 멀어 법의 눈을 피해서 욕심 채우기에 급급해 불의와 타협하는 것을 밥 먹는 것보다 쉽게 저지른다. 

그러다 보니 그 고리가 되는 악이 권력을 등에 업고 무방비로 노출되어, 순진무구한 백성들과 함께하느라고 크게 뻗어나가지 못하고 오순도순 테두리 안에서 성장하던 선을 도태시키며 인간 세상을 덮고 창궐하여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악의 반대는 선이다. 그렇다면 선의 반대는 악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선의 반대는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은 이미 악을 행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선을 행하지 않는 것 자체가 악이니 선을 행하라는 다소 종교적인 가르침이 숨어 있는 의미이기도 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악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선을 행하라는 것이다. 즉, 권력을 손에 쥐고 돈을 쫓다 보면 악을 행하게 되지만, 반대로 정의를 뒤따르면 선을 행하는 것이다. 

또한 권력을 잡고 정의를 행하면 선을 행하는 것이지만, 권력을 잡고 정의를 행하지 않으면 그 자체가 악을 행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권력을 잡으면 반드시 정의를 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자꾸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니까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생겨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세상은 각자 자신이 맡은 일을 지금 있는 위치에서 성실하게 수행해나갈 때 원활하게 돌아간다. 그런데 누군가가 순리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영역을 확장하거나 욕심을 부리면, 힘없는 백성들은 위축되어 움츠러들다가, 힘이 약한 순으로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고 세상은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그리고 밀려나다 밀려나다 더 이상 갈 곳 없어지는 백성들은 그 불협화음을 깨기 위해서 힘을 합쳐 반발하고 튀어 오르게 되어 평화가 깨지는 슬픈 현실을 맞게 된다.


필자도 살아오는 동안 별의별 대선을 다 치러 보았지만, 이번 대선마냥 구설이 난무하는 대선도 없었던 것 같다. 여당과 제1야당 후보 모두 얼굴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투명하게 보이지 않고 무언가에 가려져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정확하게 드러난 것도 있고 아직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본인은 물론 자식과 아내는 물론 처가 집 장모까지 얽혀 있는 일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라 너무나도 복잡하다. 이 글에서 모두 언급하다가는 그 이야기로 끝을 내야 하는 판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요즈음 유독 불거져 있는 집값과 직접 연계가 되는 땅 문제만 보아도 유력 대선후보 두 사람 모두 얽혔다는 것이 별로 유쾌한 문제는 아니다. 물론 사실 여부가 판가름 난 것은 아니고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이지만, 여당 후보는 직접 얽혔고 야당 후보는 장모가 얽혀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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