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용수의 팍스코리아]중국은 팍스 코리아나의 교두보
로컬세계
local@localsegye.co.kr | 2016-06-20 11:03:23
▲설용수 이사장. |
중국이 ‘팍스 시니카’를 연출해 내기 위해서는 반세기 동안 길들여진 일당독재, 즉 공산주의로부터 스스로 해방돼야 하는데, 그 노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의식화되어 있는 사고와 경직되어 있는 체제로부터 어떻게 벗어나 험난한 민주화의 노정으로 진입할 것인가. 또 그 길로 가기 위해서는 일당독재가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닌 진정한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정치, 즉 복수정당 또는 다당제를 실현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이뤄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어느 시기에 얼마만큼 이뤄질 것인가.
그것은 언론의 자유, 소수민족의 독자적 정치화, 동북·화북·화남·호남·호서 등의 블록별 경제적 균형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 한국민이 오늘의 민주주의를 쟁취하기까지 피 흘려 온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등의 노정이 어떠했는가를 살펴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세계일보 사장 재임시 약 6000만부를 발행하는 중국 청년보사와 자매결연을 하고 나서 그 신문사 시설을 돌아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신문 초판을 저녁 6시 30분에 찍기 시작해 새벽 3시까지 대여섯 판을 찍어 내면서 새로운 정보를 싣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저녁 5시 이후 모든 활동이 멈추게 돼 있었다.
그러나 신문의 편집 인쇄시설 뿐 아니라 발송을 위한 물류시설은 초현대적으로 갖추어져 있었다. 청년보사의 편집국장 겸 부사장으로부터 아침 10시에 출근해 당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인쇄기를 돌린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 ‘먼 여정의 민주주의가 피를 기다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세계의 정보는 홍수처럼 끝없이 흐르고 있으니 중국 인민의 민주화 염원도, 소수민족의 자치 욕구도 점점 더 거세질 것이고, 인민의 불평등과 부정부패에 대한 저항도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촌촌 곳곳에는 지역이기주의, 즉 님비현상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1989년 천안문 광장의 민주화 시위가 탱크에 짓밟히고 조용한 듯했으나 올림픽 성화 봉송과정에서 불거진 티베트·위구르 소수민족 문제, 그 외에 53개 소수민족의 자치권 확대와 독립 보장 요구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예측컨대 중국의 경제적 고도성장은 한국 경제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중국보다 30년 앞선 개발 경험과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선진 시스템을 중국이 필요로 할 것이고 한국의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들이 중국의 욕구를 자극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팍스 시니카’는 한국의 비전인 ‘팍스 코리아나’의 교두보가 될 것이고, 비싼 비용을 치른 한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입지를 통해 통일 한국에도 기여할 것이며, 더 나아가 무역·관광·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양과 대륙의 연결 통로로서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 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