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영원한 만학도 신근식 씨 수석졸업 화제

조윤찬

ycc925@localsegye.co.kr | 2015-02-12 11:13:01

총장이 동갑내기 졸업생에게 학위수여하는 아름다운 장면 연출

▲ 수석졸업한 만학도 신근식 씨. © 로컬세계

[로컬세계 조윤찬 기자] 12일 배재대학교(총장 김영호) 학위수여식장에서는 총장이 40년 늦게 입학해 ‘열공’한 끝에 수석 졸업하는 동갑내기 학생에게 총장상을 주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4년간 한 번도 결강하지 않은 모범생 60대 만학도인 이 대학 사진영상학과 신근식 씨(63)는 학과 수석졸업의 영광과 함께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해 화제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신 씨는 상장을 수여하는 김영호 총장과 같이 52년생 흑룡띠 동갑이다. 신 씨는 71년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6형제의 둘째로 집안사정으로 동생 4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신 씨는 직장생활과 자영업으로 동생들과 자녀 2명을 모두 대학 보내고 어엿한 가정까지 꾸리게 하는 등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항상 마음 한편을 허전하게 했다.

더 이상 늦으면 영원히 후회할 것 같아 60세가 되기 전에 대학진학을 결심하고 준비 끝에 지난 2011년 새내기 대학생이 됐다. 신 씨는 10대 후반 우연히 여행가 김찬삼 교수의 여행기를 보고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이때부터 중고 사진기를 구입해 40여년간 취미로 사진을 찍어오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관련 학과로 진학했다. 

신 씨는 배재대 사진영상디자인학과 입학 후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고 아무리 중요한 사업약속이 있어도 수업을 최우선적으로 삼았다. 모든 강의시간 10분 전에 도착해 수업준비를 하고 학과특성상 실기과제가 무척 많은데 한 번도 제출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매학기 학과 최고 학점을 받으며 4년간 평점평균이 4.5 만점에 4.32(132학점 취득)로 수석졸업까지 하게 됐다. 

신 씨는 학교 스튜디오에서 밤새워 과제를 하는 등 어린학우들과 잘 어울려 모든 학과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삼촌’으로 통하고 있다. 지도교수인 오세철 교수는 큰 형님뻘인 제자가 무척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신 씨의 모범적인 캠퍼스 생활이 많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됐기 때문이다.  

신 씨는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심이 많다. 졸업작품도 무쇠 가마솥을 만드는 주물공장을 담았다.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교수님과 동기들과 함께 수시로 대전엑스포장을 찾아 철거 장면을 렌즈에 담았다.  

신근식 씨는 “대학생으로 좋은 시설과 환경 속에서 꿈을 실현한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행복한 시간 이었다”며 “1년 안에 개인전을 열고 전문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열심히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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