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고구려가 고구려현에서 발전했다는 주장-동북공정과 만주의 영토권(Ⅵ)

마나미 기자

| 2024-11-04 11:38:38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한족 중국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고구려가 중국 역사’라고 ‘변강사지연구중심’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첫째; 고구려 정권은 한(漢)나라의 현토군 고구려현 경내의 기타 변두리 민족이 공동 건립하여 점차 융성해졌고, 정권 초기부터 한나라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았다.
둘째; 고구려의 활동 범위는 한사군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여 중국 동북과 한반도 북부에 한정되었다.
셋째; 고구려는 역대 중국왕조와 신속(臣屬) 관계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 관계를 끊고 중국 밖에 존재한 적이 없으며 당나라에 의해서 통일되었다.
넷째; 고구려 멸망 후 대부분 유민이 한족으로 융입(融入)되었고, 대진국 발해로 간 유민도 금나라에 흡수되었다가 한족으로 융입되었다. 따라서 대부분 고구려 유민은 중화민족으로 융입되었다.

동북공정에 관여하고 있는 한족 중국 학자들이 ‘변강사지연구중심’ 홈페이지 내용을 보강하는 대표적인 주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양춘길・경철화는 ‘고구려는 한(漢)의 지방관리가 관할하는 고대 중국 동북 지역 소수민족으로, 기원전 37년에 현토군 관할에 소수민족 정권을 세우고 중국 동북 지구 내에서 생활하고 번성하며 현토군의 신하로 지속적으로 조공하였다. 고구려가 멸망할 때의 유민은 약 70만 명으로, 중국으로 흡수된 사람이 약 50만 명이고 신라로 합류한 사람은 10만 정도로 대부분이 한족으로 융입되었다.’라고, 변강사지연구중심 홈페이지의 주장을 구체화했다.


둘째; 동북공정을 주관하여 이끌고 책임지는, 실질적 책임자 마대정(馬大正)은, ‘고구려는 부족 상태부터 주나라에 조공했으며, 한나라 현토군에 고구려현으로 소속되어, 기원전 37년에 정권을 수립하고 명칭을 고구려라고 했으나 현토군 관할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19세기 이후 조선 반도에서 중국으로 옮겨온 조선 반도 남부의 고대 신라 후손들로, 고구려인들과는 다른 민족이며 중국으로 이주해온 시간이 제일 짧은 민족 중 하나’라고 주장하여, 주나라 때부터 고구려가 중국에 예속되었으며, 현재 만주를 비롯한 여러 곳에 거주하는 조선족이라 불리는 우리 동포들은 고구려의 후손이 아니라 신라의 후손이라고 함으로써, 고구려와 우리 한민족을 다른 민족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셋째; 동북공정을 주도한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손진기는, ‘고구려는 한(漢)의 현토군 관할 범위에 있던 일개 현으로, 기원전 37년에 주몽이 고구려 5부를 통일하였으나 이것은 당시의 현토군 영토, 즉 현재의 중국영토에서 진행된 사실이므로 현재의 조선과는 전혀 상관없다. 고구려가 멸망한 후 유민 대부분이 중화민족에 융입되었고, 4세기 초에 고구려가 한반도 북부를 점령한 것은 다른 민족의 토지를 점령한 것이며, 수나라와 당나라가 고구려를 친 것은 중국의 국내 민족 간의 전쟁이었다. 또한 왕씨(王氏)의 고려 역시 신라・백제・일부 고구려인과 한인(漢人) 후예들이 세운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고구려 민족이 신라와 백제와는 이민족이며 중국 내 민족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더더욱 그는 고려 건국에 중국 내 민족인 고구려인과 한족이 개입했다고 주장함으로써 고려까지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위의 주장들을 분석해 보면 모순투성이다. 먼저 역사적 관점에서, 고구려가 고구려현의 부족이었다면, 현령은 중앙에서 임명하므로 주몽이 권력을 잡으려는 것도 아니고, 부족을 모아 한나라에 대항한 것도 아닌데, 목적도 없이 전쟁을 통해서 통일했다는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또한 본 칼럼 제4회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족 중국이 조선족이라 칭하는 중국 거주 우리 한민족이 행하는, 한민족의 전통문화인 윷놀이・검무・퉁소 등의 민속문화와 비빔밥 같은 음식문화까지 중국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는 현실의 상황과 조선족이 고구려와 다른 민족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배치되는 모순이다. 조선족이 19세기 후반에 이주한 신라 후손이라면, 현재 만주에서 조선족이 행하는 문화는 근래에 유입된 외래문화로 영토문화가 아니므로, 한족 중국 국경 내에서 행해지는 문화라고 중국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만일 중국의 논리대로 정의하면, LA 한인촌에서 행하는 우리 한민족의 문화는 미국 문화고,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행하는 중국문화는 우리 한민족의 문화라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따라서 중국이 만주에서 행하는 우리 한민족의 전통문화를 중국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 자체가,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 거주 우리 한민족이 만주에서 생활하며 문화를 행해온 고구려의 후손으로 만주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인 영토문화주권자라고 인정하는 것이며, 다만 중국이 내세우는 억지 이론인 ‘자고이래설’에 의해 한족 중국 국경 내에서 행해지므로 한족 중국 문화유산으로 왜곡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족 중국은, 조선족은 고구려와는 다른 민족이라고 하면서 현재 만주에서 조선족이 행하는 우리 한민족의 문화를 중국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므로, 역사와 현실이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지 않는 모순투성이라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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