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타이완의 진실-오키나와와 타이완의 진실(Ⅲ)

마나미 기자

| 2025-12-08 12:52:58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우리가 흔히 대만이라고 지칭하는 타이완은 이미 송나라 시대에도 섬이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해양무역이 발달했던 나라다. 중국과는 지리적으로 가까웠을 뿐 중국 한족이 타이완에 진출한 것은 몽골족이 원나라를 건국한 뒤로 보아야 한다. 원나라의 몽골족은 한족을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한족이라면 무조건 멸시하고, 조금만 비위가 틀리면 죽여 없애자 한족이 몽골족을 피해서 타이완으로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진출한 것이다. 명나라가 건국된 이후에도 타이완에는 원주민의 부족 국가들이 여러 소왕국으로 존재하다가 16세기 중반부터 원주민들이 타이완 중서부에 다두왕국을 건설하고 해상무역을 하는 등 엄연한 독립체제의 왕국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해상무역은 중국과 일본, 조선, 동남아 몇 개국과의 중계무역에 국한된 것으로 류큐제국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았다고 보아야 한다.

타이완이 국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원주민들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대항해시대라고 말하는 15세기에 서구 열강들의 해양 진출로 인해서다. 타이완을 처음으로 찾은 유럽인은 포르투갈 항해사들이지만, 그들은 원주민과 그곳에 정착한 한족들과 교역만 하였을 뿐이다. 타이완에 본격적으로 유럽인이 주둔한 것은 1624년에 네덜란드가 펑후 열도와 타이난에 상륙한 이후다. 그들은 원주민과 타이완에 정착한 한족을 노예로 삼아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것은 물론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명나라로부터 한족을 이주하도록 하는데, 이것은 한족이 타이완으로 대거 이주하는 계기 중 하나가 되기도 하였다.

1626년에 스페인 역시 타이완에 진출하는데, 그 당시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앙숙이었다. 타이완의 중서부에 다두왕국이 있었고 스페인은 타이완의 북쪽에 네덜란드는 타이완의 남쪽을 지배하고 있었는데도, 서로 앙숙인 두 나라는 함께 공존하지 못하고 결국 네덜란드가 스페인을 타이완에서 몰아낸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스페인이 지배하던 타이완 북부를 남부와 연결하기 위해서 두 번에 걸쳐 다두왕국에 대 공세를 펼쳐 우수한 무기로 무장한 네덜란드가 승리를 거두지만, 타이완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고, 원주민들의 다두왕국은 여전히 존재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 있었다.

타이완에서 네덜란드 세력을 몰아낸 것은 명나라가 청나라에 멸망하면서 명나라 부흥을 꿈꾸던 정성공이 1661년 4월 29일에 타이난을 공격하여 네덜란드에 착취당하던 한족은 물론 원주민과 함께 네덜란드 세력을 몰아내고 타이완 남서부를 차지해 근거지를 마련하고는 동녕국을 건국한 것이다. 정성공은 그곳의 타이완 원주민들과 한족들에게서 네덜란드의 압제에서 해방시킨 영웅으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정성공은 자신들의 세력권 밖에 존재하는 원주민들과 다두왕국을 통해 교역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청나라에 대한 항쟁체제를 꾸렸지만,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영토까지 침범하여 갈등이 생겨났고 반항하는 원주민들은 탄압하고 학살함으로써 결국 사록사 전쟁으로 이어졌다. 전쟁의 결과는 군병력과 무기가 우세한 동녕국이 승리함으로써, 원주민들은 논밭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학살당하지 않기 위해서 동녕국을 피해 깊은 밀림이나 험하고 높은 지역으로 숨어들었다. 따라서 원주민들의 영토는 축소되고 반대로 동녕국의 영토는 확장되어 갔다.

한족의 동녕국은 청나라와의 전쟁인 펑후해전(澎湖海战)에서 1683년 7월 해군이 괴멸하면서 1683년 10월 청나라에게 항복하고 멸망한다. 그리고 1732년 옹정제 통치 시기 청나라는 아직 개척되지 않았던 타이완 동북부까지 진출하여 정복하고, 잔류하던 타이완섬 원주민들의 부족 동맹 연합국인 다두왕국을 완전히 멸망시키고 그 영토까지 청나라에 편입하였다. 결국 타이완섬 전체를 지배했던 나라는 원주민들과 청나라밖에 없다. 그런데 청나라는 중국 역사가 아니다. 필자가 집필한 많은 논문과 칼럼은 물론 <만주의 분노>를 비롯한 여러 편의 장편소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청나라는 중국을 지배했던 만주족의 역사다. 그리고 만주족은 우리 한민족과 같은 뿌리인 여진족이 이름을 만주족으로 바꾼 민족이다. 따라서 지금의 한족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어떤 권리도 주장할 근거가 없다. 청나라에 패망한 명나라 정성공이 청나라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타이완 원주민에 얹혀살았듯이, 국민당 장제스 역시 공산당에게 대패하여 타이완으로 도망쳐 원주민에게 얹혀산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타이완이 일본과 관계를 맺은 것은 청일전쟁에서 패한 청나라가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에서 일본 영토로 할양하면서, 1945년 일본 패망 때까지 일본의 대만총독부 치하에 있었다. 그리고 이때 타이완의 부속 도서 중 하나인 센카쿠열도가 함께 일본에 할양된 것인데, 패망한 일본이 센카쿠열도는 제외하고 타이완을 반환했다고 하면서 중국은 그 섬의 반환을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말했듯이 중국 역시 타이완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할 근거가 없기때문에 그들이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는 센카쿠열도의 반환을 주장할 근거도 없다.

결국 일본이나 중국은 오키나와나 타이완은 물론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할 어떤 근거도 갖지 못한 일개 주변국일 뿐이다. 서로 무슨 역사적인 연관이나 작은 권리라도 있는 것처럼 우기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 뿐이다. 원래 근본적으로 문화가 다르고 역사가 다른데 영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절대로 없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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