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세 계약, AI가 등기부·근저당 분석…‘경기 안심 부동산’ 어떻게 이용하나
문성용 기자
hyosung6356@naver.com | 2026-09-16 12:58:13
시세·선순위 채권·위반건축물·HUG 보증 가입 가능 여부 확인
공인중개사가 현장 정보 더해 위험요인 설명…12월까지 시범운영
[로컬세계 = 문성용 기자] 경기도에서 전세계약을 앞둔 임차인이라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해당 주택의 권리관계와 보증금 위험 요소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전세 주택의 주소와 보증금 등을 입력하면 등기와 건축물 정보, 주택 시세, 선순위 권리관계 등을 종합 분석해주는 ‘경기 안심 부동산’ 서비스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세 계약 과정에서 세입자가 직접 등기부등본과 시세, 근저당권 등을 각각 찾아보고 판단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고, 계약 전에 위험 신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주소와 보증금 입력하면 전세 위험요인 한눈에
‘경기 안심 부동산’의 핵심 기능은 ‘계약 전 권리분석보고서’다.
임차인이 계약하려는 주택의 주소와 보증금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공공·민간 데이터를 분석해 계약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을 보여준다.
단순히 등기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다. 집주인과 실제 계약 상대방이 일치하는지, 압류 등 소유권을 제한하는 사항은 없는지, 선순위 근저당권이 얼마나 설정돼 있는지, 해당 주택이 위반건축물인지 등을 항목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주택 시세와 임차보증금, 선순위 채권을 함께 비교해 보증금 회수 위험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이 주택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높거나 선순위 채권이 많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계약 전에 보다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는 상황을 가정해 예상 낙찰가격과 선순위 채권, 임차보증금의 배당 관계도 살펴볼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도 함께 안내한다.
공동명의·근저당 있으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도 안내
실제 전세계약 현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에 대한 대응 방법도 제시한다.
공동명의 주택인데 소유자 가운데 한 사람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다른 공동소유자가 계약에 동의했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필요한 경우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점검하도록 알려준다.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는 주택이라면 위험을 표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향후 경매가 진행될 경우 근저당권자가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먼저 변제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계약 전 근저당권 말소나 채권액 감액이 가능한지 협의하도록 안내한다. 잔금을 지급할 때 실제 말소됐는지도 다시 확인하도록 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부동산 관련 전문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어떤 부분이 위험한지’뿐 아니라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AI가 분석하고 공인중개사가 현장에서 다시 확인
이번 서비스의 또 다른 특징은 AI 분석만으로 계약 안전성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차인이 서비스를 미리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참여 공인중개사가 권리분석보고서를 발급해 계약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인중개사는 AI 분석 결과에 실제 주택의 점유 관계와 임대인 정보, 건축물 상태 등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더해 임차인에게 주요 위험 요소와 추가 확인사항을 설명한다. 작성된 보고서는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AI가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공인중개사는 현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을 추가로 살펴 임차인에게 설명하는 구조”라며 “AI가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를 대신하는 서비스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권리분석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실제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최신 등기부등본과 권리관계 등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민이 받는 실질적인 혜택은?
가장 큰 변화는 전세계약 전 확인해야 할 정보를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임차인은 등기부등본과 건축물 정보, 주택 시세, 근저당권,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등을 각각 확인해야 했다. 부동산 거래 경험이 많지 않은 세입자에게는 용어 자체가 어렵고 각 정보를 종합해 위험도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았다.
‘경기 안심 부동산’은 이처럼 흩어진 정보를 모아 분석하고 위험 요소와 확인사항을 함께 제시한다. 전세사기나 보증금 미반환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주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 전에 위험 신호를 발견하고 추가 확인을 할 수 있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전세계약 경험이 많지 않은 임차인에게는 계약 전 점검해야 할 항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심 부동산’ 이용 방법은
이용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 안심 부동산’ 포털에 접속해 계약하려는 주택의 주소와 임차보증금 등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권리분석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단독·다가구주택 가운데 확정일자와 전입세대열람원 등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현재 일부 정보를 직접 입력해야 한다. 경기도는 관련 행정정보 연계가 완료되면 자동 분석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는 9월부터 12월까지 모든 유형의 주택 임대차 거래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된다. 도는 이 기간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과 공인중개사 등 현장 의견을 반영해 시스템을 보완한 뒤 2027년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향후 행정정보 연계를 확대해 전세뿐 아니라 월세와 매매 거래까지 서비스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추미애 “AI와 전문가 결합한 안전한 거래문화 필요”
경기도는 15일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AI와 사람의 연대, 함께 지키는 경기 주거 안전망’을 주제로 ‘경기 부동산 콘퍼런스 2026’을 열고 서비스 출범을 알렸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부동산 거래를 안심하고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라며 거래 정보를 사전에 안내하고 AI를 활용해 권리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AI 분석만으로 모든 위험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 지사는 현장 매물 상태와 계약 당사자 확인은 공인중개사의 전문 영역이라며 AI 시스템과 전문가의 현장 확인이 결합된 부동산 거래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기도는 이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국감정평가사협회, KB국민은행, 한국평가데이터(KODAT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부동산 거래 안전망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각 기관은 앞으로 공인중개사의 현장 활용과 교육, 부동산 가격 정보 지원, 시세·신용·부동산 데이터 연계, AI 기술 자문과 시스템 고도화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서비스가 현장에 정착할 경우 전세계약을 앞둔 경기도민에게는 계약 전 위험요인을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는 수단이 추가된다. 다만 AI 분석보고서 자체가 계약의 안전이나 보증금 반환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임차인은 계약 직전 최신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공인중개사의 설명과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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