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동종 완성작 ‘남양주 봉선사 동종’ 국보 지정 예고
길도원 기자
kdw088@nate.com | 2026-03-04 14:22:33
고려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유효걸 초상’ 등 보물 지정 예고
보물 ‘윤증 초상 일괄’에 이모본·영당기적 추가
[로컬세계 = 길도원 기자]조선 왕실의 발원 불교미술과 고려 상감청자, 17세기 공신 초상화까지 아우르는 주요 문화유산이 국보·보물로 새롭게 조명받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4일 조선 전기 대형 동종인 남양주 봉선사 동종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과 유효걸 초상 및 궤를 보물로 지정 예고하고, 기존 보물인 윤증 초상 일괄에는 초상 1점과 영당기적 1점을 추가 지정 예고했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됐던 남양주 봉선사 동종은 조선 8대 임금 예종이 부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봉선사를 창건하며 제작한 종이다. 중국 동종 양식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한국적 문양을 정제해 조선 전기 동종 양식의 완성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작 배경과 장인, 연대 등을 기록한 주종기가 남아 있어 사료적 가치도 크다. 특히 왕실 발원 대형 동종 가운데 유일하게 제작 당시 봉안처에 그대로 남아 있고, 균열이나 구조적 결함 없이 보존 상태도 양호해 국보 승격 필요성이 인정됐다.
13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은 굽이 없는 대형 반(盤) 형태로, 내외면에 상감과 음각 기법을 빼곡히 구사했다. 바닥면에 두 마리 용을 배치한 쌍룡문은 이례적 사례로, 역상감 기법까지 활용해 완숙한 상감청자의 경지를 보여준다. 크기와 문양 구성으로 볼 때 왕실이나 관아 사용품으로 추정되며, 수리 흔적 없이 유색과 유면 상태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천안박물관이 소장한 유효걸 초상 및 궤는 인조반정 이후 이괄의 난을 평정해 진무공신 2등에 책봉된 유효걸의 초상화와 이를 보관한 궤다. 사모와 관복, 해치 흉배, 학정대 등 공신 도상을 충실히 갖추면서도 갈색 안면 표현과 금색 물결무늬 등 17세기 초 공신화상과 차별화된 특징을 보인다. 초상과 궤가 함께 전래된 점 역시 희소성을 더한다.
보물 윤증 초상 일괄에는 1885년 제작된 이한철의 이모본과 기존보다 이른 시기의 ‘영당기적’이 추가 예고됐다. 윤증가에서 당대 최고 화가를 초빙해 지속적으로 이모본을 제작한 전통과 그 기록을 함께 보존함으로써 미술사적 맥락을 한층 보강하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보물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제작 맥락과 전승 기록까지 온전히 남은 문화유산은 드물다. 이번 지정 예고가 ‘보존’에 머물지 않고, 우리 문화사의 맥락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로컬세계 / 길도원 기자 kdw088@nate.com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