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괜찮아? 집에 가고 싶어"… 15년째 아내를 찾아 바다를 헤매는 남편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3-11 14:36:06

"나보다 당신이 먼저"… 전송되지 못한 마지막 진심
13년째 이어진 잠수… "바닷속이 더 가깝게 느껴져"
15년의 세월, 멈추지 않는 '마음의 복구'
아내를 찾아 바다를 헤메는 남편  다카마쓰 야스오(高松康夫)와 실종된 아내 유코. 사진 일본 공보부 제공.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열도를 뒤흔든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오늘로 정확히 15년이 흘렀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지만, 미야기현 오나가와(女川)의 차가운 바다 앞에는 여전히 15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산소통을 짊어지는 한 남자가 있다.

올해 67세를 맞이한 다카마쓰 야스오(高松康夫) 씨. 그는 오늘도 아내 유코 씨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빛조차 닿지 않는 수심 40m의 심해로 들어간다.

"나보다 당신이 먼저"… 전송되지 못한 마지막 진심

1988년 결혼해 오나가와에 터를 잡고 남매를 키우며 평온한 삶을 살던 부부에게 비극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지진 당시 인근 병원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리고 있어 화를 면한 남편과 달리, 지역 은행에 근무하던 아내 유코 씨는 높이 18m의 거대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다.

그녀가 남편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절망적인 순간에도 자신보다 남편을 먼저 걱정하는 배려였다. "(당신은) 괜찮아요? 나 집에 돌아가고 싶어."

사고 2년 뒤 기적적으로 수습된 아내의 휴대전화 복구 과정에서는 차마 전송되지 못한 "쓰나미가 엄청 크다"는 문자가 발견되어 남편의 가슴을 다시 한번 도려냈다. 다카마쓰 씨는 "아내가 느꼈을 그 지독한 공포를 생각하면, 그녀의 마지막 소원인 '집'으로 꼭 데려오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3년째 이어진 잠수… "바닷속이 더 가깝게 느껴져"

버스 기사로 일하던 그는 환갑을 앞둔 2014년, 국가 공인 잠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내를 직접 찾기 위해서였다. 이후 13년 동안 그는 매주 바다에 몸을 던졌다. 지금까지 기록된 수색 횟수만 750여 회에 달한다.

해저의 잔해와 토사를 맨손으로 일일이 더듬는 작업은 매번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고된 사투다.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심해에서 그는 아내의 흔적을 쫓는다. 비록 아내를 찾지는 못했지만, 그는 바닷속에서 발견한 타인의 앨범과 체육복 등 유류품들을 정성껏 닦아 유가족들에게 돌려주며 다른 이들의 슬픔을 위로해 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내가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바닷속에 있으면 그녀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제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바다로 들어갈 것"이라고 담담히 결의를 밝혔다.

15년의 세월, 멈추지 않는 '마음의 복구'

현재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미수습 행방불명자는 2,500여 명에 이른다. 피해 지역의 인프라는 대부분 재건되었으나, 가족을 품에 안지 못한 이들에게 진정한 복구는 여전히 요원한 숙제다.

"아내가 살아있지 않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 소원인 '집'으로 꼭 데려오고 싶습니다." 

이 담담한 고백은 죽음보다 강한 사랑을 대변해준다. 다카마쓰 씨의 고독한 수색은 재난이 앗아간 인간의 존엄과 사랑을 회복하려는 숭고한 여정이다. 15년 전 멈춰버린 아내의 시간을 현재로 잇기 위해, 그는 오늘도 차가운 물결을 헤치며 아내를 찾기 위해 불빛을 심해로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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