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무역범죄 특수단’ 출범…수출입실적 조작 통한 국가 재정・금융 편취행위 집중단속 나선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6-09-03 14:46:58
최근 5년간 무역조작 범죄 단속금액 2조6664억원…재정 편취도 745억원
중기부·조달청·금융정보분석원 등과 정보 공유해 의심기업 선별·합동 단속
[로컬세계 = 지차수 기자]수출입 실적이나 원산지를 조작해 주식시장 상장 요건을 갖추거나 정부 보조금과 정책금융을 타내는 이른바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TBFC)’에 대한 정부 합동 단속이 시작된다.
관세청은 3일 서울세관에서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 특별수사단(TBFC 특수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수출입·외환 자료와 정부 지원사업, 공공조달, 자본시장 관련 정보를 연계해 수출입 실적과 원산지 조작이 의심되는 기업을 찾아내고 수사까지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TBFC는 ‘Trade-Based Financial Crime’의 약자로, 무역거래를 이용해 국가 재정을 빼돌리거나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범죄를 뜻한다.
그동안 정부 부처가 보조금 지급이나 공공조달, 기업 지원 과정에서 기업이 제출한 수출실적과 원산지를 일일이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조달청·금융정보분석원(FIU)·국가정보원 등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합동 단속에 나선다.
특수단 산하에는 ‘TBFC 정보분석센터’가 설치된다. 정부 지원사업과 공공조달, 자본시장, 정책금융 관련 기업 정보를 관세청의 수출입·외환 자료와 결합해 분석한 뒤 혐의가 짙은 기업을 선별한다. 이후 수사·외환검사 등을 거쳐 결과를 해당 기관에 통보하고 보조금 환수, 입찰 제한 등 후속 조치까지 연결한다.
최근 적발 사례를 보면 범죄 수법도 단순 탈세를 넘어섰다.
지난 6월 서울세관은 저가 통신부품을 고가로 반복 수출입해 수출실적을 부풀리고 증권시장에 부정 상장한 기업을 적발했다. 이 업체는 수입가격까지 부풀려 11억원의 국가보조금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세관은 상품 가치가 사실상 없는 전지 부품의 가격을 조작해 73억원 상당의 허위 해외매출을 만든 업체를 적발했다. 이 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하는 한편 국가보조금과 무역금융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조달 분야에서도 원산지를 속인 사례가 적발됐다. 인천세관은 중국산 소방용 랜턴 3700여 개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전국 소방서에 납품한 업체를 적발했다. 서울세관은 수입가격을 부풀려 성인용 보행기 등의 건강보험 급여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27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편취한 사례도 적발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출입 실적 조작 등 무역조작 범죄 단속금액은 2조6664억원에 달한다. 무역조작을 통한 공공재정 편취액은 745억원, 국산 둔갑을 통한 부정조달 범죄 단속금액도 1734억원에 이른다.
관세청은 TBFC 특수단 출범을 계기로 국가재정 누수를 막는 동시에 정상적인 기업과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협업 기관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기관 간 업무협약(MOU) 체결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이날 발대식에서 “TBFC 특별수사단과 핵심 조직인 TBFC 정보분석센터를 통해 단속 성과를 극대화해 국가재정의 누수를 방지하고 자본시장 거래질서를 확립하며, 정당한 자격을 갖춘 성실기업과 선량한 국민에게 정부의 지원과 혜택이 온전히 돌아가는 공정한 경제질서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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