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구급대 도착 전 몇 분, 당신의 두 손이 생사를 가른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20 16:34:48
“119에 신고했으니 곧 구급대가 올 것이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심정지 환자에게는 신고 후의 행동도 중요하다. 구급대를 기다리는 동안 시작한 심폐소생술이 한 사람의 생존과 일상 복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정지는 심장이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기능을 갑자기 멈춘 상태다. 혈액순환이 중단되면 뇌와 주요 장기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이 어려워진다. 이때 가슴압박은 뇌와 심장으로 혈액이 흐르도록 도와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때까지 생존 가능성을 이어준다.
119구급대는 신고 즉시 출동하지만, 도로를 달리고 건물에 진입해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장에 있는 시민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목격자의 심폐소생술이 구급대의 전문 처치와 병원 치료로 이어질 때 생명을 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신고와 함께 시작하는 응급처치가 생존을 위한 첫 연결고리인 셈이다.
성인이 갑자기 쓰러졌다면 먼저 주변의 안전을 확인하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반응을 살핀다. 반응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주변 사람을 지목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오도록 요청한다. 호흡이 없거나 헐떡이는 등 정상적인 호흡이 아니라면 곧바로 가슴압박을 시작해야 한다.
판단이나 방법이 어렵다면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전환해 119상황요원의 안내를 받으면 된다.
가슴압박은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환자를 바로 눕힌 상태에서 시행한다. 가슴 중앙의 가슴뼈 아래쪽 절반에 한쪽 손바닥 밑부분을 대고 다른 손을 포갠 뒤, 팔꿈치를 곧게 펴 체중을 실어 수직으로 압박한다. 성인은 약 5㎝ 깊이로 분당 100~120회 압박하고, 매번 가슴이 충분히 올라오도록 해야 한다.
인공호흡을 배웠고 시행할 수 있다면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한다. 인공호흡이 어렵다면 가슴압박만이라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심장충격기가 도착하면 전원을 켜고 음성 안내에 따라 패드를 부착한다. 기기가 심장 리듬을 분석하거나 전기충격을 시행할 때에는 환자에게서 손을 떼고, 이후 즉시 가슴압박을 다시 시작한다. 환자가 정상적인 호흡을 회복하거나 구급대원이 처치를 인계받을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막상 응급상황을 마주하면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설 수 있다. 이러한 망설임을 줄이는 힘은 평소 교육과 반복적인 실습에서 나온다. 직접 가슴압박을 해보고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익히는 경험은 위급한 순간 행동을 시작할 자신감이 된다.
심폐소생술은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위급상황에 대비하는 생활 속 안전 기술이다. 오늘 익힌 가슴압박이 내일은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몇 분, 당신의 두 손이 누군가의 내일을 이어줄 수 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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