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나라꽃’ 넘어 법률상 국화로…“독립 제정법 필요”
문수정 기자
sjblue@naver.com | 2026-10-03 20:53:51
100여 시민사회단체 “관습적 나라꽃만으로는 한계”…법제화 촉구
밀식·방치 행정 개선 등 6대 과제 제시…“무궁화를 독립 조경수로”
[로컬세계 = 임종환·문수정 기자]무궁화를 대한민국의 국화(國花)로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그동안 무궁화가 국민적 인식과 관습에 따라 나라꽃으로 자리 잡아왔지만, 이를 뒷받침할 독립적인 법률이 없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육성과 보존·관리 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무궁화사랑생산자총연합회는 2일 국회 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 ‘대한민국 나라꽃 무궁화 국화 제정 심포지엄’과 ‘제3회 2026 대한민국 무궁화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무궁화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입법을 촉구했다.
‘2026 10월, 나라꽃 무궁화 국화(國花) 정신과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이개호·주호영·송석준 의원실과 무궁화사랑생산자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미래전략환경과학포럼, 한국시민사회단체연합 등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후원했다.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 무궁화 생산자, 전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무궁화 국화 제정과 체계적인 육성·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영진 행정안전위원장, 서삼석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서면 축사를 통해 뜻을 더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축사는 대독됐으며, 자유와 번영을 위한 국제 협력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발전 메시지를 전했다.
김기숙 무궁화사랑생산자총연합회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무궁화는 오랜 역사 속에서 국민적 합의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해 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독립된 ‘무궁화 국화 제정법’이 부재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육성과 보존·관리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무궁화 식재와 관리 방식의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회 잔디밭 한가운데 무궁화 5계통인 홍단심·백단심·청단심·배달·아사달의 독립수를 식재하자고 10년째 제안해 왔으나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33년간 무궁화를 빽빽하게 심어 방치해 온 기존의 ‘군식 행정’에서 벗어나 이제는 무궁화를 당당한 ‘독립 조경수’로 가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현행 무궁화 관리 행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6대 과제도 제시했다.
6대 과제는 △밀식지 간벌 및 음지 식재 금지 △조경 설계 기준 전면 개정 △지자체 가지치기 담당자 대상 생태 맞춤형 교육 의무화 △지자체 사후관리 책임성 강화 △현장 실기 매뉴얼 보급 △독립 조경수 육성 환경 조성 등이다.
공동주최자인 이개호 의원은 환영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이 나라꽃 무궁화가 법률상 국화로 공식 제정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송석준 의원은 “겨레의 꽃에서 세계인의 평화·번영을 상징하는 꽃으로, 무궁화의 글로벌 가치 창출과 세계화를 향해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박인식 산림청장은 “오늘 논의되는 고견들을 귀담아듣고 국민 참여형 나라꽃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나라꽃 무궁화 국화 제정 촉구 범시민위원회’에 뜻을 모은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대한민국의 혼이자 민족의 상징인 무궁화의 법적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국화 법제화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무궁화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라꽃으로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미래세대의 정체성과 나라사랑 정신을 확립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며 국회와 정부 차원의 조속한 입법 추진을 당부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무궁화의 역사적 의미를 넘어 미래세대와 문화콘텐츠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영배 부총장은 ‘나라꽃 무궁화, 민족의 정신을 넘어 미래의 빛으로’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으며, 상산 스님(세계불교승가청년연합 총재)은 무궁화를 단순한 식재 수량이나 행정 실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산 스님은 "그동안 무궁화를 다루면서 ‘몇 그루를 심었는가’, ‘예산이 얼마나 투입됐는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무궁화를 가슴으로 품고 가꾸어야 할 민족의 정신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적인 경제 성장과 물질적 풍요를 이룬 만큼 미래세대가 무궁화의 역사와 상징성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나라꽃을 국화로 제정하는 논의가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무궁화를 청소년 교육과 문화콘텐츠로 확장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아트, 현대예술 등을 통해 무궁화를 새로운 문화자산으로 재해석하고, 청소년과 예술가들이 무궁화를 소재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와 함께 무궁화의 생태적 특성과 역사적 의미를 연계한 체험형 교육을 확대하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참석자들은 무궁화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제도 마련과 함께 생산·식재·관리·교육·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문수정 기자 sj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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