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부끄러운 줄 모르는 춘추필법(春秋筆法)-중국 바로보기(Ⅰ)
마나미 기자
manami0928@naver.com | 2022-03-24 16:27:28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중국은 나름대로 첨단 산업을 선수촌에서 선보이는 등 2008년 제29회 북경올림픽에 비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성장한 자신들의 경제발전 모습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또한 마지막 성화 주자를 남자 노르딕복합에 출전하는 자오자원과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나서는 이라무장으로 내세웠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이 인권 침해를 지적하며 2022년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정치적 보이콧을 선언하자 마치 자신들은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인권 탄압한 적이 없다고 대답하듯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을 내세운 것이다.
올림픽 개회식의 꽃은 누가 뭐래도 성화 마지막 주자인데 그 영광스러운 자리를 신장위구르 출신에게 맡겼으니 인권 침해 같은 말은 하지도 말라는 묵시다. 그러나 그래봐야 중국은 역시 중국이다.
쇼트트랙 첫날 경기에서 중국은 자신들이 그렇게도 공을 들여 이번 올림픽의 새로운 종목으로 선보인 혼성계주에서부터 중국 고유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한족(漢族) 특유의 민족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소위 와이파이 무선 터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가며 우승했다고 기뻐 날뛴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경기를 했던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우승 후보로 가장 유력한 우리나라 선수들을 페널티로 제거하고, 결승에서는 헝가리 선수를 손으로 잡아 넘어트렸는데도 헝가리 선수에게는 페널티를 주고 중국은 우승했다고 펄펄 뛰는 꼬락서니는 오심에 대한 분노 이전에 차라리 측은했다.
중국은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 민족이 56개다. 1949년 10월 1일에 수립된 중화인민공화국은 헌법 서언과 제4조에 다민족국가임을 명시하고 모든 민족은 평등한 권리와 각 민족의 문자와 언어는 물론 습관과 풍습까지 유지하고 개혁할 자유와 권리를 명문화 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족 우월주의와 소수민족의 민족주의를 금하고 있다.
그러나 한족의 우월주의를 금한다는 것은 명분 구축을 위한 단순한 표현일 뿐이고 내막은 소수민족의 독립을 철저히 사전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독립투쟁과 티베트 자치구의 독립투쟁에 대한 무차별적인 억압이다.
그러나 중국은 대외적으로 이들의 독립 열망과 추구를 아예 보도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고 만일 새어나가면 단순한 불만 표시 정도로 무마하기 바쁘다. 그게 중국의 본 모습으로 그런 중국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중국의 역사 기술 방법인 춘추필법(春秋筆法)이다.
춘추필법은 존귀한 자의 잘못된 일은 숨긴다는 위존자휘(爲尊者諱)라는 지극히 그릇된 사관에서 기인한 것으로 역대 왕들의 잘못을 숨겨가며 기술하던 것과 동일하게 대외적으로는 자신들의 약점은 기술하지 않고 상대는 무조건 낮춰 기술하는 방법을 일컫는 것으로 중국에서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시기부터 사용하던 기법이다.
예를 들면 중국인들이 우리 한민족(韓民族)을 맥(貊), 예(濊), 혹은 예맥(濊貊)족이라고 불렀는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이 바로 한자 맥(貊)이다.
貊자의 변에 해당하는 豸는 변을 이야기할 때는 갖은돼지시변으로 사전에 나와 있다. 그러나 독립된 글자로 豸(치)라고 쓰면 발 없는 벌레 치자로 지렁이 같이 발 없는 벌레를 통 털어서 지칭하는 글자다.
실로 말할 수 없이 극심한 우리 한민족에 대한 모독이며 비하다. 마찬가지로 징기스칸의 후예인 몽골의 정식 명칭은 몽골어로 ‘몽골 올스’ 즉, 몽골국이라는 뜻이고 ‘몽골’은 ‘용감하다’는 의미로 ‘용감한 민족의 나라’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음차하여 표현한답시고 무지, 몽매할 몽(蒙)과 옛 고(古)를 사용해서 몽골족을 우매한 민족으로 비하했다.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한(韓)’이라는 말은 고대 우리 민족의 말 ‘하나’의 준말로써 ‘환하다’의 ‘환’과 같이 ‘밝음, 광명’의 뜻을 가진다. 설령 ‘한’이 ‘하늘’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역시 ‘밝음’의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반면에 중국인을 지칭하는 한족(漢族)의 한(漢)은 물 수(水)변(氵)에 진흙 근(菫)을 합한 글자로 진흙이 많은 양자강 상류에 한수를 중심으로 세워진 한나라를 뜻하는 단순한 한자일 뿐이다.
고조선 이래로 문화가 찬연한 우리 한민족이 중국의 한족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인들이다. 역사도 최소 2천년 이상 뒤지고 고대문화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뒤진다. 그 당시에는 힘으로도 뒤졌다. 그들로서는 하늘의 나라요 밝음의 상징인 우리 한민족(韓民族)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니까 벌레를 상징하는 맥(貊)을 동원해서 맥족이라고 했으며, 용맹한 몽골족에게 시달렸던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우매한 민족이라며 몽고(蒙古)라고 한 것이다. 전형적인 춘추필법의 표상이다.
올림픽에서조차 반칙을 해서라도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그 측은하고 후안무치한 춘추필법에 기반한 정신이 중화인민공화국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한족의 기본적인 정신상태이며 태도라는 것을 알고 중국을 봐야 바로 보인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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