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숫자로 보이지 않던 대전경제
강연식 기자
kys110159@naver.com | 2026-02-06 16:34:45
[로컬세계 = 강연식 기자] 지역경제의 성과는 늘 언급돼 왔지만, 이를 한눈에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은 부족했다. 기업의 성장과 시민이 체감하는 경제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했다. 대전이 상장기업지수를 공식화한 배경에는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상장기업은 늘었지만, 지역의 언어는 없었다
최근 4년간 대전 지역 신규 상장기업은 19곳으로, 전체 상장기업 65곳 가운데 약 30%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021년 말 34조 원대에서 2026년 2월 기준 92조 원대로 증가했다.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리가켐바이오, 펩트론 등은 증권시장에서는 이미 주목받는 기업이지만, 이들의 성과가 ‘대전 경제의 성과’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개별 기업의 성공이 지역경제의 흐름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상장기업지수, 무엇을 담았나
대전시는 6일 열린 기업지원사업 통합설명회에서 ‘대전상장기업지수’를 공식 선포했다. 지수는 대전에 본사를 둔 모든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가중 평균해 산출된다.
지수는 지난 2월 5일 종가를 기준으로 1000포인트에서 출발했으며, 앞으로 기업별 주가와 시가총액 흐름을 포함해 일일 단위로 공개된다. 전국 단위의 코스피·코스닥과 달리, 대전 지역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지표라는 점에서 지역경제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구조다.
지표 도입이 갖는 의미
지역 상장기업지수는 단순한 숫자 공개를 넘어, 정책과 산업 흐름을 점검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 지원 정책이 실제 시장 성과로 이어지는지, 특정 산업군의 성장 여부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개별 종목을 넘어 ‘대전 경제’라는 묶음으로 지역 기업을 바라볼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 브랜드 형성과도 맞닿아 있다.
지수는 출발점이다
다만 지표가 곧바로 영향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숫자 공개에 그칠 경우 상징적 의미에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수가 정책 판단과 산업 분석에 어떻게 활용되는지가 관건이다.
지속적인 데이터 관리와 해석, 그리고 정책과의 연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지표의 생명력이 확보될 수 있다는 평가다.
대전상장기업지수는 ‘대전에도 경제를 설명할 수 있는 숫자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개별 기업의 성과로 흩어져 있던 시장의 움직임을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 지수가 진정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 공표를 넘어 분석과 활용이 뒤따라야 한다. 숫자는 보여주는 역할에 그치지만, 그 숫자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결국 언론과 정책, 시장이 함께 만들어가는 영역이다.
대전상장기업지수가 상징에 머무를지, 지역경제를 읽는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이제부터의 운영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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