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가 바꾸는 소변 신호, 50대 남성 잠 깨우는 야간뇨
마나미 기자
| 2025-12-23 17:06:46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50대 남성 김모씨는 평소에는 밤에 0~1번 정도 화장실을 갔는데, 겨울이 되어 최소 2번 이상 깬다.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렵고 아침에 피곤함이 심하다. 이는 전형적인 ‘겨울철 야간뇨’다. 50대 남성은 전립선 영향도 있어 잔뇨가 남은 상태에서 방광이 다시 차 밤에서 깨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겨울철에는 밤에 자다가 소변 때문에 1회 이상 깨는 ‘야간뇨’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겨울에는 소변량과 횟수가 증가한다. 추우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는데, 이 때 몸이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해 혈압을 낮추려고 한다. 땀은 줄어들고 소변은 늘어나기 때문에 밤에도 소변 생산이 증가한다.
우리 몸은 밤에 소변이 덜 만들어지도록 조절해 수면 중 항이뇨호르몬(ADH)을 생산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중년이 지나면 이 조절 기능이 약해져 밤에도 낮처럼 소변이 만들어진다. 고령일수록, 수면장애가 있을수록,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이러한 경향이 심해진다.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이 있으면 야간 다뇨가 나타난다. 만약 야간뇨가 있는데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의 양이 많다면 혈당 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생활습관도 야간뇨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취침 2~3시간 전에 물을 섭취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이며, 술은 방광을 자극하고 잠을 얕게 해 더 쉽게 깨도록 한다. 저녁 늦은 시간에 섭취하는 과일(수박, 배, 감귤류, 사과)도 의외로 흔한 원인이다. 과일은 수분과 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당은 소변량을 늘리고 수분은 밤에 방광을 채운다.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김경종 부장은 “야간뇨는 단순히 방광만의 문제가 아니라 혈당, 심장, 수면, 생활습관이 모두 연결된 신호다. 특히 50세 이상 남성에서 야간뇨가 2회 이상 지속되면 단순 노화가 아니라 전립선, 방광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겨울만 되면 야간뇨가 확 늘어나고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이 남아있는 느낌이 든다면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에는 낮에도 소변이 자주 마렵고 피로감이 심하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김경종 부장은 “50대 이상 남성에서는 겨울 추위와 전립선 및 호르몬 변화, 당뇨가 겹쳐 야간뇨가 심해진다. 전립선 비대증과 과민성 방광에서도 야간뇨가 흔하므로 질환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60대 이상에서는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많다. 배뇨 패턴이 바뀌었다면 병원에서 전립선 초음파, 요속검사, 소변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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