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없다더니 하루 1.53톤”…지곡초 앞 연구소, ‘허가 전제’ 흔들리나
고기훈 기자
jamesmedia@daum.net | 2026-04-15 17:42:34
악취 민원·정보 비공개 논란까지…행정 재검증 요구 확산
[로컬세계 = 고기훈 기자] “2013년에는 폐수가 없다고 했고, 2014년에는 냄새도 독성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폐수가 발생하고 악취 민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용인특례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나온 이 발언은 지곡초등학교 앞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을 정확히 겨냥했다.
박희정 의원은 제302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해당 시설의 운영 실태와 행정 허가 과정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언의 초점은 단순 민원이 아니라 “허가 당시 전제가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데 맞춰졌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시설은 2013년 전략환경영향평가 당시 ‘폐수 발생 없음’을 전제로 검토됐고, 2014년 도시계획 심의 과정에서도 “냄새와 독성이 없다”는 사업자 설명을 기반으로 허가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후 제출된 자료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2025년 설계신고서에는 기존 검토 물질이 다시 포함됐고, 하루 1.53톤 규모의 폐수 발생 구조가 확인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를 두고 “사업의 전제가 사실상 바뀐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체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금속성 타는 냄새나 화학약품 냄새를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처리 과정은 ‘기업 기밀’을 이유로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주민들은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불안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 책임 문제도 발언의 핵심 축이었다. 그는 “‘폐수 없음’이라는 조건이 달라졌다면 그에 맞는 재검토가 있어야 하는데, 별다른 검증 없이 설치신고가 수리됐다면 행정 판단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다섯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허가 조건과 실제 운영 간 불일치 여부 전면 공개, 지곡초 일대 상시 대기질 측정, 외부 전문가 검증, 주민·사업자·행정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필요 시 시설 운영 제한 또는 이전 검토 등이다.
특히 발언 말미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주민이 냄새를 호소하면 행정은 측정으로 답해야 합니다. 기업 기밀이 아이들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환경 민원을 넘어, 행정 허가 과정에서 제시된 조건이 이후에도 유지·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현재까지 용인시와 사업자의 구체적인 입장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실제 허가 조건 변경 여부와 안전성 검증 과정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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