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예술의전당, 해외업무담당자 채용...영어를 못한다?
오영균
gyun507@localsegye.co.kr | 2017-07-05 18:26:23
[로컬세계 오영균 기자]해외 공연단체와 예술가를 초청하는 등 국제교류업무를 담당할 예술의전당 임기제공무원이 외국어에 미숙하다. 상식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대전에서 불거졌다.
▲대전예술의전당 공연기획 포스터를 비롯해 출입문 전경이 보여지고 있다. 오영균 기자. |
특히 해당 임기제공무원이 공고를 통해 해외업무담당으로 뽑혔지만 마케팅(티켓·회원관리)을 담당하고 있어 특혜의혹도 나온다.
대전시는 지난 1월 26일 ‘대전광역시 2017년도 제2회(5개 분야) 임기제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 계획 공고’를 냈다.
이 공고에는 대전예술의전당 공연장운영 전문요원 분야 지방행정주사보(7급 해당, 전임계약직 “다”급) 1명을 뽑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는 1월 공모에서 최종면접까지 봤지만 ‘합격자 없음’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4월 11일자로 재공고했다.
재공고 당시에도 주요담당업무는 같았다. 해당분야 주요업무는 ▲해외업무담당/해외(공연단체·예술가) 초청 공연 담당 ▲국제교류업무/AAPPAC(공연예술 국제기구), Agency(해외기획사) 네트워크 업무 ▲공연기획업무/시즌 프로그램, 자체브랜드 개발 등이다.
공고에 표기된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영어가 능숙한 전문가를 뽑아야 한다. 하지만 영어가 미숙한 A씨가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합격자와 수년간 근무했던 동료들도 A씨가 해외업무담당/해외(공연단체·예술가)초청공연, 국제교류업무 등 담당업무를 맡은 적이 없다.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도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자 시인했다. 오 관장은 “해당 담당자가 영어가 서툰 것은 사실”이라며 “제가 영어가 가능해 (해당 업무를) 도와주면 된다”고 말했다.
기자는 A씨에게 의혹 해소차원에서 영어로 대화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A씨는 “채용은 시에서 주관했고 저는 절차에 따라 응시해 합격했다”며 “제가 영어를 잘 하는 지 못하는지는 답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있다. 오영균 기자. |
이어 “시 공고를 통해 해외업무담당 전문요원으로 뽑혔지만 마케팅업무에 투입될 인원이 없어 보직변경을 요구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해당 업무를 보면 잘 할 자신이 있다”고 피력했다.
시는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영어능력(객관적자료)을 확인했냐는 물음에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A씨 주장과 같이 ▲학사학위 취득 후 1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2·3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8급 또는 8급 상당 이상의 공무원으로 2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등 자격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술의전당이 공연장운영 전문요원분야 공고과정에서 보인 행보도 석연치 않다. A씨의 전임자였던 B씨(불합격처리)는 해외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3월 갑작스레 마케팅업무로 보직이 변경됐다. B씨의 임기가 4월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대전시 2017년도 임기제공무원(공연장운영) 경력경쟁임용시험 계획 재공고. 오영균 기자. |
A씨가 임용 이후 해당분야 주요담당업무가 아닌 마케팅업무(티켓·회원관리)를 보는 점도 의문이다. 이와 함께 A씨가 6월 1일자로 임용된 이후 현재까지 해외업무가 아닌 이전 업무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A씨는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공연장운영 전문요원 “라”급으로 마케팅 업무를 보다 해당 공고가 나자 지원해 합격했다.
이 때문에 8급 직위인 A씨를 내부에서 7급에 승진시키기 위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시와 예술의전당 등 지역예술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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