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단대공정과 탐원공정-중국 바로보기(Ⅹ)
마나미 기자
| 2022-11-22 18:37:34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하상주단대공정은 그들 스스로 선사시대로 정의했던 하나라와 은나라라고도 하는 상나라, 주나라를 각종 유물과 문헌을 날조하여서라도 역사시대로 만든다는 것이다.
단대공정을 실시하기 이전에 중국에서 확정적으로 매긴 역사시대는 주나라의 기원전 841년부터이다. 그런데 만주에서,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조선 중 번조선의 도읍지로 추정하기도 하는 적봉 근처에서 발견되는 유물들은 그들이 스스로 공인했던 역사인 3,000년 전보다 훨씬 이전의 4,000~5,000년 전 유물들이 쏟아져 나옴으로써, 자신들 스스로 역사라고 했던 시기 이전의 유물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어지자 부랴부랴 시작한 공정이 바로 하상주단대공정이다.
그 연구 방법은 일반적으로 고고학에 적용하는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하고 갑골문 등의 자료를 인용해서 천문학의 일식, 월식 등이 실제 일어난 시기를 측정하고 문헌의 오류를 잡아내서 바르게 설정해보니 하‧상‧주 세 나라의 건국과 멸망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한족 중국의 주장에 의하면, 기원전 2070년경 하나라가 건국되었고, 기원전 1600년경 하나라가 상나라로 교체되었다. 그리고 상나라는 기원전 1300년경 은허로 천도하였으며 기원전 1046년, 상나라를 대신하여 주나라가 건국되었다고 한다.
물론 기원전 256년의 주나라 멸망은 이미 기원전 841년부터는 밝혀진 역사이므로 단대공정에서는 당연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 공정을 통해서 1,200여 년의 시간적 팽창을 한족 중국 역사에 얹은 것이다.
중화문명탐원공정은 단대공정을 내세우면 해결될 줄 알았던 유물의 존재 연대가 단대공정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이 더 오랜 시간을 필요로하자 중화문명의 근원을 밝히겠다고 하며 자신들이 전설의 시대로 분류하던 삼황오제시대를 역사시대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시성에서 4,000여년 전의 천문대가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요순시대의 유물로 추정된다든지, 후난성에서 10,000년 전의 고분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발견되자 그것이 순임금의 무덤으로 추정된다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한족 중국의 주장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지만, 한족 중국은 꿋꿋이 주장하며 밀고 나가고 있다. 전편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전혀 상식이나 원칙이 통하지 않는 그들로서는 밀고 나가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들의 주장이 역사가 된다는 기묘한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발견하지도 않은 천문대는 무언가 있었던 흔적만 가지고도 천문대 흔적이라고 우겨대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그 흔적이 천문대 흔적이 되는 것이고, 자신들이 순임금의 무덤이라고 주장하면 그게 아니라고 반박할 근거가 없으니 시간이 지나면 그게 순임금의 무덤이 된다는, 그야말로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덤벼드는 것이 바로 단대공정과 탐원공정의 특징이다.
중국이 막무가내로 벌이고 있는 단대공정과 탐원공정 역시 전편에서 논한 영토공정의 일환이니 그 목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만주를 한족 중국의 영토로 고착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영토를 위해서 없는 것도 만들어 낸다. 물론 그것이 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중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라는 공간에서 수평적인 개념으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문화가 종적인 시간에 의해 축적되어 가는 것이 역사이며, 그 역사를 그렇게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짓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그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한민족은 만주의 영토문화가 우리 문화이며 만주의 역사가 우리 역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 만주가 엄연히 우리 영토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말 한마디 못 하고 있다. 심지어는 고구려사를 연구하며 고구려 평양이 요양이고 중국과의 국경을 의미하는 패수(浿水)가 난하(灤河), 혹은 요하(遼河)인지를 논하는 학자 중에서도 만주가 우리 한민족의 영토라고 하면 국제적 마찰 운운하며 영토 문제는 역사문제와는 별개라고 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학자들도 있다. 알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고 그러는 것인지 그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그런 태도야말로 중국이 노리고 있는 영토공정의 궁극적인 실행방법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어떤 방법이 되었든 간에 이미 만주를 강점하고 있는 이상, 만주에 대한 영토 문제를 감추기 위해서라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문화와 역사문제는 학문의 틀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런 중국의 그릇된 입장을 모르고 역사와 영토 문제를 별개로 취급했다면 지금이라도 알아서 태도를 고치면 되는 것이고, 알면서도 그랬다면 그야말로 식민사대 사관에 젖은 사람이니 역사를 연구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내 땅을 내 땅이라고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함을 서러워하던 홍길동보다 더 서러운 신세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그것을 자각할 수 있다면, 만주가 우리 한민족의 영토임을 자각하고 그 수복을 위해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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