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참신한 홍보로 2030·MZ세대 호평 ‘공공스럽지 않게 개발협력에 날개를 달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5-12-10 19:04:00
■성공비결은 참신성, 일관성, 기본기... 신뢰감·안정감과 재미·의미 균형 추구
“이게 공공기관에서 만든 거라고?!” 코이카가 또 일을 냈다.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KOICA)가 공공기관의 틀을 완전히 깨는 파격적인 홍보로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브랜딩 캠페인 ‘고익하’부터 웹 드라마 ‘개발남녀’, 국민 참여 서포터스 ‘위코’, 기관 캐릭터 ‘피코프렌즈’, 거기에 예능 ‘알바로바캉스’까지 곳곳에 코이카다.
개발협력, 공적개발원조(ODA)라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관의 업(業)을 일반 국민의 일상과 대중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가장 공공기관스럽지 않은’ 홍보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12월 5일(금) 오후 경기도 성남시 롯데시네마 판교에서 개최된 코이카 글로벌 서포터스 위코(WeKO) 7기 성과공유회 ‘위코랑 함께, 고익하씨네‘에서 류진 코이카 홍보실장(첫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코이카 홍보실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근 강남, 판교 등 수도권 일대에서 ‘고익하, 잇츠마이플레저’라는 광고가 눈에 띈다. 작년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고마워요, 고익하’에 이은 코이카의 두 번째 기관 브랜딩 캠페인이다. ‘고익하’는 친근한 사람 이름처럼 기관명 ‘코이카’의 애칭으로 활용해 국민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힌 것이다. 개발도상국 주민들이 “땡큐, 코이카(Thank you, KOICA)”라고 말할 때 종종 ‘고익하’로 발음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작년 캠페인에서 ‘고마워요, 고익하’라는 감사함의 표현이 실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것이었음을 알렸다면, 올해 ‘고익하, 잇츠마이플레저’(It’s My Pleasure)는 다른 누군가를 돕는 일이 곧 ‘나의 기쁨’이 된다는 메시지로 연결해 개발협력이 국민의 자긍심이라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12월 5일(금) 오후 경기도 성남시 롯데시네마 판교에서 개최된 코이카 글로벌 서포터스 위코(WeKO) 7기 성과공유회 ‘위코랑 함께, 고익하씨네‘에서 류진 코이카 홍보실장(가장 오른쪽)을 비롯한 코이카 홍보실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10월 하순 시작한 올해 고익하 캠페인에는 주요 영상 조회수 합산 약 200만 회를 기록 중이며 3,184명이 넘는 일반인이 댓글은 물론 개인 SNS 게시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해 캠페인의 확산력을 입증하고 있다.
공공기관 홍보 콘텐츠로는 이례적으로 청춘남녀의 연애를 다룬 웹 드라마 ‘개발남녀’ 시리즈 역시 ‘파격’ 그 자체다. 실수로 잘못 나간 소개팅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통해 IT 소프트웨어 개발의 ‘개발’과 국제개발협력의 ‘개발’, 좀처럼 엮일 것 같지 않은 이 두 영역을 재치있게 연결했다.
젊은 세대가 공감할만한 현실 연애와 직장 고민을 전면에 내세우고 코이카와 개발협력에 대한 홍보 욕심은 자제한 ‘겸손한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 물론 드라마 곳곳에 코이카와 ODA에 대한 이야기가 섞여 있지만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고익하 캠페인 시즌2 ‘잇츠마이플레저’ 캠페인 영상 심재화편의 한 장면
작년 ‘개발남녀 시즌1’은 에프소드 2편과 쇼츠 영상 등을 합산해 총 25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했다. 코이카는 11월 추가 에피소드 4편으로 구성된 ‘개발남녀 시즌2’를 보이며 MZ 세대의 알고리즘에 스며들었다. 개발남녀 시즌2 웹드라마와 연관 콘텐츠는 총 조회수 720만 회, 반응수 725만 회를 기록했다.
코이카 홍보실 황미애 과장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게시물 댓글 반응이나 최근 포커스그룹인터뷰(FGI)에서 만난 젊은 세대 대다수가 코이카나 개발협력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었는데, ‘개발남녀’나 ‘피코’를 통해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고익하 캠페인 시즌2 ‘잇츠마이플레저’ 캠페인 영상 이도편의 한 장면
이외에도 코이카는 대학생 중심의 국민 참여 서포터스 ‘위코’(WeKO), 기관 소통 캐릭터 ‘피코프렌즈’(PeKO Friends) 등 다년 간의 활동을 통해, 참신한 홍보를 지향한다면서도 민간의 ‘무늬만 흉내내는’ 데 그치고 마는 다른 공공기관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웹드라마 ‘개발남녀’ 등 자체 콘텐츠에 등 방송 협업까지
코이카가 최근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된 데는 방송 등 대중매체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기관을 직간접적으로 노출한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코이카가 10월 20일 공개한 대국민 브랜드 캠페인 ‘KOICA, 제 기쁨입니다’ 티저 영상의 한 장면.
현재 방영 중인 예능 ‘알바로바캉스’에서 이수지‧정준원‧강유석‧김아영이 코이카 사업지를 찾아 여성 어업인의 해조류 채취를 지원하고, 탄자니아 학생들에게 K-문화를 전수하는 장면을 간접 노출하며 자연스럽게 기관 브랜드를 노출했다.
11월 20일 코이카가 공개한 웹드라마 “개발남녀 시즌2” 포스터
이같은 코이카의 활동은 홍보, 광고, 미디어 분야에서의 각종 수상으로 이어졌다. 최근 2년 간 웹드라마 ‘개발남녀’가 2024 앤어워드 ‘디지털 광고 & 캠페인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아프리카 사업성과 홍보영상은 대한민국 2024년 커뮤니케이션 대상에서 ‘한국사보협회장상’ 수상했다. 또 기관 캐릭터 피코(PeKO)는 대한민국 지자체·공공 캐릭터 페스티벌에서 ‘이벤트 혁신상’ 수상을 하는 등 굵직한 시상식에서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홍보실 구성원들 개개인 차원에서도 국무총리상, 외교부장관상, 문화체육부장관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공기관으로서 신뢰감·안정감 주는 홍보 바탕에 참신한 파격 추구
11월 20일 코이카가 공개한 웹드라마 “개발남녀 시즌2” 인스타그램 이미지
최근 코이카의 눈에 띄는 성과들은 개발협력 분야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접근성을 극대화하려는 코이카 홍보실의 치밀한 기획의 결과다. 코이카 홍보의 성공 요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11월 25일(화) 오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캐릭터 어워즈’에서 수상한 코이카 홍보실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첫째, 역발상을 통한 참신성이다. ODA와 같은 어렵고 딱딱한 주제를 최대한 쉽고, 친근하게 일상에 녹여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대중, 특히 젊은 세대의 관심사에서 시작해 코이카와 개발협력을 이질감 없이 녹여내는 정반대의 접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1월 7일,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최초 공개한 ‘피코프렌즈(PeKO Friends)’
다음으로, 일관성을 위한 꾸준함이다. 지나가는 유행, 일회성 밈(meme)에 편승하기보다 ‘고익하’ 캠페인과 ‘개발남녀’ 시리즈처럼 한 번 시작한 기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우직함으로 브랜드 자산을 구축했다.
다양하게 제작된 피코프렌즈(PeKO Friends) 굿즈
코이카가 11월 7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피코프렌즈(PeKO Friends) 카드뉴스 이미지
물론, 그 밑바탕에는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하고 있다. ‘톡톡 튀는’ 참신한 홍보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언론 홍보, 평판 관리 등 평상시 공공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홍보가 필수적이다. 기성 언론 미디어와의 기획 협업, 또 개발협력 전문지를 표방하는 <매거진코이카>와 같은 자체 매체, 그리고 가치와 감동을 담은 영상미 넘치는 해외 ODA 사업 현장 소개 영상 등이 없었더라면 참신한 홍보가 빛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12월 5일(금) 오후 경기도 성남시 롯데시네마 판교에서 개최된 코이카 글로벌 서포터스 위코(WeKO) 7기 성과공유회 ‘위코랑 함께, 고익하씨네‘에 참가한 서포터스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류진 코이카 홍보실장은 “코이카 홍보실은 언론, 뉴미디어, 디자인 등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협업하는 멋진 팀”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책임감 있는 홍보와 국민 여러분과 친근하게 다가가 소통하는 홍보,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12월 5일(금) 오후 경기도 성남시 롯데시네마 판교에서 개최된 코이카 글로벌 서포터스 위코(WeKO) 7기 성과공유회 ‘위코랑 함께, 고익하씨네‘에서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에도 고익하, 개발남녀, 위코, 피코프렌즈가 이어질까?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2026년 코이카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코이카 제공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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