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감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10-07 20:00:55
감
이승민
잎을 다 내려놓은 감나무에
주황빛 감들이
빈 마당을 밝히고 있다
아버지는 해마다 감을 따서
광에 놓아두었다가 겨울에 먹었다
찬바람이 처마 끝을 스치던 날
무른 홍시를
작은 접시에 담아주시던 어머니
기다림에도 맛이 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한 숟가락 떠먹으면
떫었던 날들은 어디로 가고
입안 가득
늦가을 햇살이 고였다
바람이 머물다 간 가지 끝에
따지 못한 감 두 개
부르다 만 이름처럼 남아 있다
柿
李勝敏
葉をすっかり落とした柿の木に
橙色の柿が
ひとけのない庭を照らしている
父は毎年、柿をもいでは
納屋にしまい、冬に食べていた
冷たい風が軒先をかすめた日
やわらかく熟した柿を
小さな皿にそっと盛ってくださった母
待つことにも味わいがあると
あの頃は知らなかった
ひとさじすくって口にすると
渋かった日々はどこへやら
口いっぱいに
晩秋の陽だまりが広がった
風が佇んでは去った 枝先に
もぎ残された 柿ふたつ
呼びかけて途切れた 名のように残ってい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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