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덕천3동 익명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위한 '성금 100만원' 기탁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5-01-15 02:33:21

부산 북구 덕천3동에 사는 익명의 기초생활수급자가 평소 생활비를 절약해 모은 돈 100만원을 혹한기에 한부모 가정을 위한 온정의 성금으로 구청에 기탁했다.  북구청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지난 10일, 희끗한 머리칼과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인상의 어르신 한 분이 부산 북구 덕천3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어르신은 "생활이 어려운 한부모 가정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며, 꾸깃한 흰 봉투에 담은 100만원을 복지 담당자에게 건넸다.

100만원이라는 거액을 담담하게 기부한 이 어르신은, 놀랍게도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 중인 독거 어르신이었다. 

 어르신은 평소 기초생활수급자로써 받는 생계비를 가계부를 쓰며 관리해 왔고, 적게는 한 달에 5만원, 많게는 10만원을 꾸준히 모아 이번 성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선행에 번거로운 것들은 필요 없다며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기탁식이나 차담 등의 행사를 한사코 거절한 어르신을 배려하여, 덕천3동장과 맞춤형 복지사무장이 지난 13일, 어르신 댁에 방문하여 이번 성금 기부의 계기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르신은 “나야 혼자 있으니, 생계비를 아껴가며 그럭저럭 살면 되지만, 아이가 딸린 한부모 가정은 식구 수가 많으니 얼마나 힘들겠냐”며, “나는 그런 분들을 직접 돕고 싶어도 누군지 몰라 도울 수 없으니, 덕천3동행정복지센터에서 꼭 필요한 곳에 잘 활용해 주십시오”라는 요청 사항을 차분히 전했다. 

 노주리 덕천3동장은 “나보다 타인을 생각하는 어르신의 마음 덕분에, 우리 덕천3동이 더욱 훈훈하고 따뜻한 동네로 거듭나게 될 것 같다”며, “이 소중한 성금을 바탕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한부모 가정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복지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어르신이 후원해 주신 100만원의 성금은 덕천3동 행정복지센터와 덕천종합사회복지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함께 추진하는 자체 모금 사업 「9988 사랑을 싣고」에 기탁되어, 한부모 가정 대상 가족 친화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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