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압해도에 쌓인 폐기물, 방치 아닌 행정 참사
박성 기자
qkrtjd8999@naver.com | 2026-01-14 22:49:26
“1월 26일까지 약속 물량만 치우면 된다”는 무책임한 행정
불법 적치 사실 알고도 외면… 관리·감독 포기 논란
토양·지하수 오염 우려 속 농민·양돈농가 생존권 위협
[로컬세계 =글·사진 박성 기자]전남 신안군 압해도에 쌓여 있는 대규모 폐기물은 더 이상 방치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장에는 폐기물이 산처럼 쌓여 있지만, 신안군 담당 부서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1월 26일까지 약속된 물량만 치우면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환경 범죄이자 행정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담당 부서가 현장을 제대로 확인했는지조차 의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본지가 두 차례에 걸쳐 문제를 지적했고, 목포MBC가 관련 보도까지 했지만 신안군은 폐기물을 일부 치우는 시늉만 하며 여론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듯한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해당 폐기물 처리 업체는 운반·수집만 가능한 업체임에도, 폐기물을 차량에 실은 채 인근 공터에 불법 적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지만, 신안군 담당 부서는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행정 관리·감독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신안군 행정의 태도는 분명해 보인다. 군비는 아깝고, 군민의 희생은 감수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폐기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압해도 농민들이 재배하는 쌀과 배, 무화과, 양돈 농가의 생존권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 있다. 오염된 지하수로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워도, 군민의 피해보다 예산 절감이 우선이라는 발상이 지금 신안군 행정의 민낯이라는 지적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압해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압해도산 쌀과 배, 무화과 등 모든 농산물에 대해 중금속 검사를 의무화하지 않는다면, ‘청정 신안’이라는 이름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안군은 지금이라도 군민 앞에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하루에 폐기물이 몇 톤씩 반출되고 있는지, 그 폐기물이 어디로 이동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는지, 불법 적치 사실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으며 왜 방치했는지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숨긴다면 조직적인 은폐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변명 대신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압해도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하수 전수 검사, 토양·농산물·사료에 대한 중금속 검사, 농민과 양돈 농가 피해 조사를 전면 무료로 즉각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는 행정의 배려가 아니라 최소한의 의무라는 주장이다.
군비 절감을 이유로 군민의 건강과 생존권을 담보로 삼는 행정은 범죄 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안군이 지금처럼 시간 끌기와 말 바꾸기로 일관한다면, 이번 사태는 결국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책임자 역시 끝까지 추적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압해도 군민은 더 이상 실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로컬세계 / 박성 기자 qkrtjd8999@naver.com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