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백두산호랑이 ‘한청’, 20세로 생 마감

이창재 기자

sw4831@naver.com | 2025-11-06 23:25:01

“백두산호랑이 보전의 상징, 가장 긴 발자국 남기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7일부터 ‘한청 추모공간’ 운영

[로컬세계 = 이창재 기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국내 최고령 백두산호랑이로 알려진 암컷 ‘한청’이 20세를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다.

국내 최고령 백두산호랑이 ‘한청’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6일 “백두산호랑이 ‘한청’이 이날 밤 0시 22분경 노령으로 인한 건강 악화 끝에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한청’은 지난 2005년 5월 8일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2017년 6월 29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송된 이후 8년간 호랑이숲에서 생활했다. 수년 전부터 양쪽 앞발 떨림 등 노화 증상을 보여왔으며, 올해 들어 활동량과 식욕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규명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지난 4일부터 호흡이 다소 불안정해졌고,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호랑이숲에서 생활 중인 백두산호랑이 우리, 무궁, 태범, 한, 도 등 5마리는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한청’은 후손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온순한 성격과 안정된 행동으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개원 초기부터 각종 홍보영상과 교육 프로그램에 등장해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다.

수목원 측은 7일부터 호랑이숲 내에 ‘한청 추모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직접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이규명 원장은 “한청이는 우리 사회가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존중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였다”며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는 노령 개체 관리기준 및 보전 교육 콘텐츠 개발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은 백두산호랑이의 자연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돼 있으며, 국내에서 호랑이를 사육하는 시설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