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평창송어축제’ 23일 개막 50여일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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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꽁꽁 얼음판 위에서 송어와의 한판승부!” 제4회 평창송어축제가 23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열린다.
 
평창송어축제는 짧은 기간에 우리나라 겨울철 대표 지역축제로 자리 잡았다. 전국에서 가장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는 진부의 자연 특색과 지역특산물인 송어를 축제소재로 절묘하게 버무려낸 덕이다. 

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기획·운영해 도식화 하지 않은 색다른 프로그램이 매년 선보인다는 점도 평창송어축제만의 자랑이다. 눈과 얼음, 송어가 함께 하는 강원도 진부에서 한겨울의 즐거움을 만끽해보자.

강원도 진부면은 평균 해발 700m의 대관령 고원지대다. 오대산과 계방산, 가리왕산 등 1500m 이상의 고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겨울이면 전국 최고 강설은 물론 영하 20℃ 이하의 추위를 기록한다. 

진부는 겨울철이면 관광객을 구경하기 힘든 관광불모지였다. 그래서 평창송어축제의 의미는 더욱 크다. 지역적 한계로 인식되던 추위를 상품화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100% 주민 자치로 이뤄지는 축제위원회의 협조체제도 지역축제의 모범으로 분류된다. 

축제에 사용되는 송어는 전량 미탄면에서 공수된다. 미탄면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송어양식을 시작했지만, 교통이 불편해 소비자들과의 직거래 조건을 갖추기 힘든 곳이었다. 반면 진부는 영동고속도로와 6번, 59번 국도와 면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미탄의 송어와 진부의 접근성이 만나 우리나라 겨울 대표축제를 만든 셈이다.

축제장인 오대천은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로 꼽히는 한강의 최상류다. 깊은 계곡이 보여주는 겨울 경치는 산과 바다의 풍경과는 또 다른 호젓함을 보여준다. 축제장은 크게 송어체험과 얼음체험, 눈체험, 놀이체험 등 4개로 나뉘는데, 놀이시설이나 프로그램 면에서도 송어체험이란 기본 골격을 더욱 강화했다.

온가족이 즐기는 겨울레포츠 가득 

송어체험은 누가 뭐래도 평창송어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흥미진진한 겨울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송어양식을 최초로 시작한 평창의 송어는 다른 지역 송어보다 살이 찰지다. 그만큼 힘도 세 손맛이 최고로 꼽힌다. 낚시도구는 축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직접 잡은 송어를 즉석에서 회나 구이로 요리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완벽하게 갖췄다.

얼음체험에서는 얼음 아래로 흐르는 물이 선명하게 보이는 맑은 얼음판에서 온 가족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겨울레포츠가 펼쳐진다. 소형경주차인 카트로 얼음 위를 달리다보면 어느 새 추위와 근심도 사라지고 없다. 얼음체험은 아이스범퍼카와 아이스ATV, 아이스카트, 스케이트로 구성됐으며, 각종 안전시설을 구비해 아이들도 맘 놓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백두대간 고원에 위치한 진부에 왔다면 눈체험을 놓치면 안된다. 진부는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이자 눈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축제장에 가면 깨끗한 눈 위에서 마음껏 달리고 뒹굴 수 있다. 눈을 밟으며 오대산 절경을 유람하는 재미는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니다. 눈체험에는 눈썰매와 스노우래프팅, 스노우봅슬레이 등이 있다.

눈과 얼음 위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체험은 특별하다. 부모님은 어린 날의 추억을 즐기고 아이들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새로운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놀이체험에는 바이크와 말마차, 말썰매, 바이킹, 유로번지, 에어바우스, 아이스자전거 등이 있다. 

평창송어축제를 준비하는 진부면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축제의 기본인 겨울낚시의 손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얼음광장 2곳과 눈썰매장, 눈광장 등을 만들어 눈과 얼음 위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체험놀이시설을 갖췄다”고 전했다.

민간이 만드는 ‘자치축제 모범’ 자리매김

송어는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들여온 외래어종으로 100% 양식이다. 평창은 예로부터 물이 깨끗하고 수온이 차 송어양식이 최초로 시작된 곳이다. 송어는 냉수어종으로 영양가가 풍부하고 맛이 담백해 민물고기 가운데 회 요리가 가능한 몇 안되는 어종이다. 

평창군의 송어양식장은 오대천의 하류지역인 미탄면에 집중돼 있다. 진부면과 미탄면은 자동차로 1시간 거리, 이러저러한 지역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경제 활성화란 공통분모를 갖고 송어축제를 성공적인 축제로 만드는데 서로 협력한다. 송어축제로 미탄면은 주요산업인 송어의 소비촉진을, 진부면은 오대천의 겨울 관광상품화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오대천은 여름이면 래프팅으로 인기를 끈다. 한강의 발원지인 오대산 우통수가 처음으로 강을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상류지역에 오염원 유입이 전혀 없는 자연 그대로의 강이다. 시내를 관통하면서도 오대천만큼 깨끗하게 유지되는 강은 찾아보기 힘들다. 

진부면은 수년전부터 오대천을 관광객들과 공유하기 위해 둔치를 정비하고 둑길을 산책로와 체력단련 코스로 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송어축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도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양한 명소·숙박시설로 체류관광에 그만

진부는 강원중부지역 교통의 허브다. 또 고원지대인 만큼 다양한 겨울여행 설계가 가능하다. 오대산, 계방산, 선자령 등의 겨울산행지가 지척이고 오대산 겨울전나무 길의 설경은 오직 오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준다. 

호젓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월정사와 상원사에서 산사체험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여기에 평창송어축제의 겨울 레포츠 체험 등을 결합하면 단조로운 겨울여행을 풍요롭게 만든다.

오대산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진부는 특급호텔인 켄싱턴플로라호텔(옛 오대산호텔)을 비롯해 다수의 펜션과 깨끗한 모텔이 많아 숙박을 겸한 강원도 겨울관광 허브지역으로 손색이 없다.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진부는 매년 수백만명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스키장인 용평스키장과 휘닉스파크을 지척에 두고도 이렇다 할 겨울 관광상품을 마련하지 못했었다”며 “평창송어축제는 지리적 위치를 십분 활용해 주요산업인 송어양식업에도 도움을 주고 진부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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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만들어낸 대동굿판”
인터뷰  |  함승주 진부면축제위원회 위원장

‘농한기에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축제를 벌여보자.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동 굿판을…’ 함승주 진부면축제위원회 위원장이 평창송어축제를 기획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는 점이다. 

평창송어축제가 열리는 진부면에서 태어난 함 위원장이 고향의 발전을 간절히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그는 지역 봉사단체장을 두루 거치면서 지역경제를 살려야한다는 남다른 의지를 다졌다. 

“진부면은 겨울이 길어 농한기가 약 6개월간 이어집니다. 주민의 기술과 장비로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논의가 활기를 띠면서 주민 1인당 축제자금 5000원씩을 2년여간 모았죠. 4년이란 짧은 기간에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하나로 모아진 지역민들의 관심과 축제위원회 임원들의 열정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함 위원장은 송어축제 창립멤버로 활동하면서 지역민이 웃으며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진부면 건설’에 뜻을 두고 축제위원장 직을 맡았다. “주민들이 모아준 성금으로 임원들은 무임금으로 축제를 위해 일했습니다. 반드시 성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반증이었죠” 

그는 축제로 수익이 생기면 지역 사회단체·주민을 위한 환원사업을 벌이는 한편 한층 업그레이드된 송어축제를 만들기 위해 투자하겠다고 강조한다.

진부면은 해방 이후 가장 큰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진부장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유통업의 변화로 약초시장·우시장·누에고치시장이 없어지면서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소도시가 됐다. 인구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함 위원장은 뒤집어 생각하면 진부면의 긴 겨울은 눈과 얼음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이 된다고 말한다. “진부면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송어 주산지죠. 청정지역인 진부면을 홍보하기에는 청정어류인 송어가 최적의 소재인 셈이죠” 함 위원장이 말하는 송어축제의 탄생배경이다.
 
평창송어축제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은

얼음송어낚시는 송어축제의 자랑이다. 송어는 다른 민물어류보다 몸집이 크다보니 손맛이 정말 일품이다. 얼음 위에서 송어낚시를 한다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축제장 안에 마련된 오토캠핑장은 겨울을 야외에서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설무대에서는 추위를 녹일 수 있는 공연이 매일같이 펼쳐진다.

송어축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약 260억원으로 예상한다. 방문객 47만명이 사용한 식사비와 숙박비, 차량 연료비는 지역의 식당·상가·주유소·숙박업체에 큰 도움이 된다. 올해는 관광객 50만명 유치가 목표로 더 많은 지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축제위원장으로서 송어축제를 이끄는 소감은

축제위원들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에 감사할 따름이다. 축제기간  인구 1만명의 소도시인 진부면에 주민보다 많은 인파가 모인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함도 느낀다.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이처럼 보람과 긍지도 느끼지만, 주민들 각자의 생업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기획에는 한계가 있다. 축제 기간 중  관심과  기획·업무관리·축제분석을 위한 지자체의 경비·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전국 지자체가 재정난으로 지역축제를 축소 또는 폐지하고 있는데 

지역경제 발전과 주민 화합을 위한 축제에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지자체의 지원은 축제의 성공보다는 선심성 행정지원에서 이뤄지는 듯하다. 축제의 성격과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지역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축제에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뉴스룸 = 이진욱 기자 jinuk@segye.com

기사입력 2010.12.20 (월) 10:53, 최종수정 2010.12.20 (월) 10:43 [ⓒ 세계일보 & local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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