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택 칼럼]영원한 노스탤지어, 철도
로컬세계
kmjh2001@daum.net | 2014-09-04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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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의 소설 ‘철도원’을 보자. 일본에서 150여 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권위 있는 나오키 상(直木賞) 수상작이다. 일본 북부 홋카이도의 하얀 눈에 뒤덮인 시골 마을 종착역 호로마이. 석 달 뒤면 이 노선은 폐지되고, 나 홀로 역장 오토마츠도 정년으로 철도원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아내와 딸을 잃고 혼자 살아가는 지방선 철도원의 일에 대한 사랑과 삶의 회한을 그려내고 있다. 또 있다. 미국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station agent·역무원)’. 낡은 기차역을 무대로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만나 정을 나누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모두 가슴 뭉클하고 콧등 시큰한 여운이 길다.
가슴 뭉클하고 콧등 시큰한 철도의 추억
우리는 어떠한가. ‘기찻길 옆 오막살이’로 시작해 ‘대전 발 영 시 오십 분’과 ‘남행열차’까지, 그리고 곽재구의 시 ‘사평역’ 에서 보듯 열차는 한국인들이 갖는 이별의 정한을 대변해 왔다. 한국인들만큼 기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철도는 가족처럼 정겹다.
그런 철도가 요즘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독점해온 철도 운영에 민간업체를 참여시킬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쟁점은 2014년 말 서울 수서~경기 평택을 연결하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수서에서 출발하는 호남선 및 경부선의 운영권을 민간기업에 넘겨 코레일과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역, 광명역 등지에서 출발하는 ‘공공 KTX’와 수서에서 출발하는 ‘민영 KTX’가 경쟁하게 된다.
1899년 경인선 개통 이래 113년간 누려온 코레일의 독점체제를 깨면 철도운영의 효율성이 증대돼 서비스 개선, 요금인하 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문제는 흑자를 내고 있는 고속철도를 민간 기업에 넘기는 것 자체가 특혜일 뿐 아니라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국민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철도는 효율성 못지않게 공공성이 중요한데 민영화할 경우 교차보조가 없어져 비수익 적자 노선은 줄줄이 폐지될 수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민간 개방을 하면 운임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고속철도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민간에서 감당하기 힘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조달하기 위한 금리의 경우 철도공사는 3.86%(AAA), 민간은 7.66%(AAA)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정권 말기에 서둘러 추진하는 데 의구심이 든다. 수도권, 호남 고속철도 건설에 정부는 총 14조원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 세금 14조원을 쏟아 붓고 운영권만 30년간 민간 기업에 특혜를 줘 헐값으로 넘기겠다는 방안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성급하게 추진해선 안 될 KTX 민영화
국토부는 고속철도 일부 노선 민영화를 성급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통과 이후 국가 기간산업의 공공성이 풍전등화인 현실에서 민영화되는 철도에 외국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경우 국부 유출 뿐 아니라 지역 적자선 운영, 교통 약자에 대한 요금지원 등은 완전히 파탄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잖은가.
신간선 고속철도가 출발하는 도쿄 역 19번 플랫폼에는 일본 고속철도의 아버지라 불리는 소고신지의 흉상이 오가는 열차를 말없이 바라보며 서있다. 그리고 그 아래 적혀 있는 ‘일화개천하춘(一花開天下春·한 송이 꽃이 천하의 봄을 연다)’이란 글은 20세기 철도 르네상스를 주도한 일본의 고속철도사업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 역시 21세기 한민족의 시대를 맞기 위해선 철도의 부흥을 가져와야 한다. 물류수송 활성화를 위해 표준화와 자동화, 화물정보화를 통한 복합운송시스템을 갖춰 밖으로 찾아나가는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겠다. 운영상의 적자는 경영합리화로 해소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철도교통의 역할을 높이고, 대륙철도의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증대시켜 철도 르네상스를 이루는데 하나되길 소망한다.
아련한 추억에 젖게 하는 철도! 영원한 노스탤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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