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 지역 땅값 얼마나 올랐나
로컬세계
kmjh2001@daum.net | 2014-09-04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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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역의 땅값은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올랐을까. 올랐다면 상승 요인은 무엇일까.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개별공시지가가 올해도 나왔다. 개별공시지가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해서 산정한 개별토지에 대한 단위면적당(원/㎡) 가격이다. 국토해양부 장관이 매년 공시하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해서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조사해 산정한 공시지가로, 토지의 특성조사와 표준지 선정여부로 결정한다. 전국 251개 시·군·구는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매년 2월말쯤 공시된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6월30일까지 전국의 약 3143만 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해 공시한다.
개별공시지가는 양도소득세·증여세·상속세 등 국세와 재산세·취득세 등 지방세는 물론 개발부담금·농지전용부담금 등을 산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에 따라 땅주인들의 올해 세 부담도 늘어난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아니면 땅값이 올라도 세금은 2만~3만원 오르는 데 그치지만, 공시지가가 5억원을 초과하는 종부세 대상이 되면 세금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예컨대 공시가격이 5억원에서 5억2000만원으로 4% 올랐다면, 세금 부담은 151만원에서 165만원으로 14만원(9.7%) 오른다.
거제 땅값 상승률 1위…전국 평균 4.5% 올라
경남 거제도와 부산 가덕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의 위력은 컸다. 낙후지였던 거제 주민들의 거주만족도를 크게 높이면서 최근 1년 새 공시지가 상승률도 전국 1위까지 끌어올렸다. 국토부가 1월1일 기준으로 산정, 5월말 공시하는 개별공시지가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 땅값이 지난해 23.83% 급등,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말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일대 교통환경 개선과 더불어 관광수요 증가도 이끌어 낸 게 직접적인 가치 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2008~2009년 조선업이 최고 호황을 구가하면서 오른 지역의 가치가 지난해 지가에 반영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원 평창군이 15.11% 올라 뒤를 이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뒤 경기장을 비롯해 교통·기반시설이 단계적으로 조성되면서 지역가치를 높인 게 주효했다. 이어 제2영동고속도로 등 교통 겹호재를 안고 있는 경기 여주가 13.1% 올랐다. 광역시·도 가운데에선 동계올림픽과 더불어 경춘선 등 교통호재를 대거 안고 있는 강원도가 8.76% 올라 가장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년 상승률 4.08%를 2배 이상 웃돈다. 서울에선 국제업무지구 개발호재가 있는 용산구가 7.4% 올라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전국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2.57%)보다 다소 높은 평균 4.47% 올랐다. 전국 공시지가 총액도 3711조여 원으로 지난해(3536조여 원)보다 175조여원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4.02%)보다 상대적으로 개발호재가 많았던 광역시(4.31%)와 시·군(5.87%)이 더 올랐다. 전국 16개 시·도 중에선 강원도(8.76%)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울산(7.11%)·경남(6.36%) 순이었다. 광주시(1.38%)는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서울(3.69%)은 작년보다 상승 폭이 다소 커졌지만 전국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충무로1가 24-2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 자리로,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4.3% 올라 ㎡당 6500만원, 3.3㎡(1평)당 2억1450만원에 달했다. 9년째 국내에서 가장 비싼 땅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가 화장품을 취급하는 이 매장은 매달 1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땅값 1~10위는 모두 서울 명동 일대에 있다.
도로·다리·전철 개통·행정기관 이전 ‘호재’
국토부가 5월30일 공개한 전국 개별공시지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땅값이 많이 오른 상위 10개 시·군·구는 고속도로나 전철이 개통되거나 다리 건설 등 교통 환경이 개선된 지역이었다. 경남 거제와 경기 여주, 강원 춘천·홍천 4곳이 교통 환경 개선의 영향으로 땅값이 11~23% 올랐다. 여주에는 현재 여주~양평 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로가 건설 중에 있다. 이 지역은 도로 개통과 4대강 사업완공의 영향으로 당분간 땅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다.
동계올림픽 개최 지역인 강원 평창군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1%가 올랐고 인근 정선군도 12.8% 올랐다. 특히 재벌가에서 평창 용산리 야산 일대에 1만~7만㎡의 땅을 사들여 4~5년 사이 땅값이 10배나 오른 사실이 지난해 알려지기도 했다. 정선군 역시 동계올림픽의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정선 강원랜드에 7만여㎡ 규모의 워터파크 사업이 추진되면서 땅값이 뛰고 있다. 춘천 역시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경춘선이 복선화되면서 지난해 11.8% 올랐다. 홍천은 동홍천~양양 고속도로 건설의 영향 등으로 11.5%나 땅값이 올랐다. 경춘고속도로와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경기도와 가까운 강원도 시·군은 주택·토지 시장에서 ‘수도권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행정기관이 이전하는 곳과 지역개발사업이 활발한 곳도 땅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중앙부처 이전이 시작되는 세종시가 있는 충남 연기군은 올해 10.8%, 경북도청이 이전하는 경북 예천군도 12.3% 올랐다. 새만금 사업이 진행 중인 전북 부안과 리조트·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강원 영월이 각각 10.8, 10.7%씩 올랐다.
서울 땅값 1~16위는 서부이촌동
서울에서 가장 땅값이 높은 주거지역은 용산구 이촌동이다. 이촌동 내에서도 동부이촌동이 아닌 서부이촌동이다.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등에 업고 땅값이 수직상승한 결과다. 서울시가 공개한 공시지가에 따르면 서울 주택지역 중 이촌동 강북성원아파트가 1㎥당 13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000년대 중반(2004~2009년)부터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했던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아파트는 1월1일 기준으로 17위까지 떨어졌다. 이번 순위에서 서부이촌동이 1위부터 16위까지를 휩쓸었다. 이촌동이 주택지역 공시지가 순위 10위권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당시 이촌동 강북성원아파트 공시지가는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2010년부터 강북성원아파트가 1위로 올라서면서 3년 동안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는 1㎥당 1180만원으로 평당 4455만원에 달했다. 강남구 대치동 롯데캐슬아파트는 2005년 6위부터 8위까지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서울시내 구별 땅값 상승률을 보면 용산구가 7.4%로 가장 높았다. 용산역세권개발 부지 주변 땅값이 15%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어 종로구 5.3%, 마포구 4.9%, 광진구 4.2%, 금천구가 4.1%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 산 50-1번지 도봉산 자연림으로 3.3㎡당 1만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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