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선천성이상아 지원 확대…초기 치료 부담 낮춘다
예방접종·영유아 발달관리 강화…아이 건강격차 줄이기 집중
“아이 낳은 뒤가 더 중요”…양육 불안 덜어주는 생활밀착형 정책 확대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아이를 낳는 것만큼 중요한 건,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이다. 임신과 출산, 치료와 돌봄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건강안전망이 저출생 시대 지방정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고양특례시가 임신 준비 단계부터 영유아·청소년기까지 이어지는 건강지원 정책을 확대하며 생애 초기 공공의료 안전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 출산 장려를 넘어 치료·예방·돌봄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하며 “아이 키우기 부담을 줄이는 도시”로 정책 방향을 넓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생 대응은 출산장려금이나 일회성 지원에 집중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산 이후 삶의 안정감”이 실제 양육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정책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고양시 역시 단순히 출생아 수를 늘리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모가 아이의 건강과 치료 문제를 덜 걱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신 전 건강관리부터 난임 지원, 미숙아 치료, 예방접종, 영유아 발달관리까지 생애 초기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관련 지원 확대 이후 정책 이용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임신 사전 건강관리 지원과 난임 시술 지원 이용이 늘었고, 출생아 수도 증가 흐름을 보이며 정책 체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신 준비부터 산후 회복까지…“출산 이후 삶까지 본다”
고양시의 건강지원 정책은 임신 이전 단계부터 시작된다. 무료 산전검사와 건강관리 지원을 통해 고위험 요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건강한 임신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난임 가정을 위한 지원 폭도 넓어졌다.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시술비를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있으며,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여성을 위한 난자동결 시술 지원도 함께 운영 중이다. 단순 치료 중심이 아니라 출산 선택권 확대까지 고려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출산 이후에는 산모 회복과 초기 양육 부담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와 산후우울 상담을 연계 운영하고, 산후조리 비용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해 실질적인 도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증가하는 고령 임신에 대한 대응도 강화됐다. 조기양막파열 등 고위험 임신질환 치료비를 지원하며 산모 건강 공백을 줄이고 있고, 영아를 둔 저소득층 가정에는 기저귀와 조제분유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다자녀·장애인 가구의 지원 기준도 완화된다. 더 많은 가정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소득 기준을 조정해 정책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숙아·난청 치료까지…출생 초기 건강격차 줄인다
출생 직후 집중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의료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시는 미숙아와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폭을 확대해 초기 치료 부담을 낮추고 있다.
미숙아는 출생체중에 따라 의료비를 차등 지원하고 있으며, 선천성이상아 지원 한도 역시 상향 조정됐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초기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신생아 난청 조기 발견과 치료 지원도 확대됐다. 보청기 지원 연령을 넓혀 늦게 발견된 경우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했고, 이를 통해 언어·학습 발달 지연 가능성을 줄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 이후 추가 평가가 필요한 아동에게는 정밀검사비를 지원하고, 선천성대사이상 검사와 특수식이 지원도 연계해 치료 이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서는 “초기 치료비 부담이 예상보다 크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특히 미숙아 치료나 발달검사처럼 단기간에 큰 비용이 필요한 분야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고양시가 생애 초기 의료지원 범위를 넓히는 이유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예방 중심 정책 확대…아동·청소년 건강관리 강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원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어린이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지원 연령을 넓혀 더 많은 아동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HPV 예방접종 역시 여성 청소년 중심에서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됐다. HPV 백신이 성인기 질환 예방과 연결되는 만큼 조기 예방 체계를 강화해 미래세대 건강 기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앞으로도 의료·복지·보건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생애주기별 건강안전망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단순 출산 지원을 넘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도시 환경 조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향이다.
저출생 시대의 경쟁력은 단순 출산율 숫자에만 있지 않다. 아이를 낳은 뒤 부모가 얼마나 안심할 수 있는지, 치료와 돌봄 부담을 지역사회가 얼마나 함께 나누는지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고양시의 이번 정책은 ‘출산 장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장 과정 전체를 지원하는 도시’로 시선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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