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교 39주년 맞은 부산향토학교
지난해 하반기 이사장·교사·행정실 2400여만원 기부해 교실·행정실 등 새단장
올해 신입생 64명 등 전체 재학생 102명, 자원교사 18명, 교무실 임원 4명 운영
이용흠 이사장 “향토학교에서 지식 쌓는 것은 물론, 사람 사랑하고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는 참된 인격자로 성장하시길 기대"

[로컬세계 부산 = 글·사진 전상후 기자] 배움의 시기를 놓친 60세 이상이 주로 입학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부산향토학교의 2025학년도 입학식이 지난 4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 본교 대 강의실에서 흥겨운 분위기 속에 열려 이날의 주인공인 신입생은 물론 참관인들의 콧등을 시큰하게 했다.
이날 입학식은 개회선언에 이어 ▲내빈 소개 ▲가야금 연주 축하공연 ▲향토학교 활동 동영상 시청 ▲학교 증개축 공사 보고 ▲이사장 축사, 내빈 격려사, 교장 식사 ▲자원봉사 교사 소개 ▲감사패 및 상장 수여 순으로 이어졌다.
향토학교 이사장인 이용흠 일신설계 회장은 축사를 통해 “정좌식 교장선생님 취임 후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두 달 등 불과 몇 개월 만에 리모델링을 통한 학교환경의 획기적 개선, 학교체제 개편으로 주‧ 야간 학습자 급증 등 많은 발전을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 이사장은 이어 “1986년 개교 이후 39년 동안 영도에서 시작한 부산향토학교는 지금까지 지속 성장을 보였으며, 이제는 시대 변화에 따른 인공지능시대에 적응해나갈 수 있는 능력도 갖게 하는 평생교육시설이 됐다”며 “64명의 늦깎이 신입생을 비롯한 100여명의 재학생 여러분은 이 향토학교에서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우리 인간은 지식만 갖고 사는 게 아니므로 사람을 사랑하고, 원수를 사랑할 수 있는 고품격의 인성을 더욱 갈고 닦아 참된 인격자로 성장해 나가시길 기대한다”라고 역설했다.
장덕봉 가정연합 부산울산교구장은 격려사에서 “유엔보고서에 적시된 정신나이 계산기법에 따르면, 70세 나이에 0.75를 곱하면 52살밖에 되지 않으므로 오늘 향토학교에 입학하신 예순 두 분은 모두 52세에 불과한 젊음이 가득찬 초등학교 새내기다”며 “배움에 대한 간절함과 절대 포기 하지 않는 마음으로 입학하신 만큼 꼭 초등·중등·고등학교 전 과정을 개근으로 이수해 ‘향학의 꿈’을 성취하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나온 정좌식 교장은 평생 교사답게 ‘내 나이가 어때서’ 대중가요의 ‘사랑’ 대신 ‘공부'로 한 단어만 바꿔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로 개사한 노래를 합창으로 유도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엄숙하고 긴장된 입학식이 아니라 그야말로 흥겹고 수십년 쌓인 ‘배움의 스트레스’를 한순간에 풀어내는 콧등이 시큰해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정 교장은 이어 “‘토끼와 거북이 승부’ 이야기를 보면, 1차전은 빠른 토끼가 느림보 거북이를 얏잡아보고 자만심에 빠져 낮잠을 자다가 그만 지고 말았고, 2차전은 다시 ‘경주를 한 번 더 하자’고 꾀를 낸 토끼가 이번에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려 이겼다”며 “3차전은 거북이가 다시 꾀를 내 토끼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장거리 경주를 제안해 이겼는데, 이제 우리 향토학교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를 이기고야 말겠다는 관념이 아니라 토끼와 거북이 양쪽 모두가 이기는, 우리 향토학교 학생·교사·운영진 모두가 이기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기는, 가정에서도 부부 모두가 이겨 행복해지는 지혜를 배우는 부산향토학교로 가꾸어나가자”라고 역설해 큰박수를 받았다.

한편, 부산향토학교는 올해 학력인정반, 성인문해반, 검정고시반, 기초영어반, 스마프폰, 컴퓨터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 수업 중이다.
배움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수시로 입학해 무료로 학습할 수 있는 평생학습의 장이다.
올해로 개교 39주년을 맞은 부산향토학교는 올해 신입생 64명을 비롯해 전체 재학생 102명, 자원봉사교사 18명, 이사장 등 행정실 임원 4명의 구성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이사장과 교사, 스태프들이 십시일반 2400여만원을 모아 교실, 교무실 등 학교 새단장을 완료했다.
현재 7개 교실에 요일별로 주·야간 7개 반으로 편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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