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을 둔 40대 주부 A씨는 며칠 전부터 아이가 화장실을 자주 찾았고 소변을 볼 때마다 “찌릿찌릿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했지만 평소에 깨끗이 씻으라는 말만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아이가 소변을 참기 어려워하고 옆구리까지 뻐근해하던 아이가 밤새 38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려 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단순 위생 불량에 감기 정도로 여기던 A씨의 아이는 검사 결과 요로감염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 중이다.
소아 요로감염은 소변이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요로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감염 부위에 따라 방광·요도 등에 생기는 하부 요로감염(방광염)과, 세균이 신장까지 침범하는 상부 요로감염(급성 신우신염)으로 나뉜다. 증상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학령기 아동은 배뇨통, 빈뇨, 요의 절박감 등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지만 영유아는 원인 불명의 발열과 보챔, 식욕 저하, 구토 등 비특이적 증상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감기나 장염 등 뚜렷한 원인 없이 고열이 지속된다면 요로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부 요로감염에서는 배뇨통, 빈뇨, 갑작스러운 요의 절박 등이 주로 나타난다. 반면 급성 신우신염은 발열과 함께 오한, 전신 증상, 옆구리나 허리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다만 고열만으로 신우신염을 단정할 수는 없으며 소변검사와 진찰 소견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소아 요로감염은 여아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요도 길이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침입하기 쉬운 해부학적 특성 때문이다.
다만 생후 1년 미만 남아의 경우 포경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여아보다 발생률이 높게 보고되기도 한다.
이 밖에 방광요관역류와 같은 요로계 기형이 있거나 배뇨 후 방광을 완전히 비우지 못하는 배뇨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요로감염이 반복될 수 있어 재발이 잦은 아이라면 관련 검사를 통해 기저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요로감염이 의심되면 소변검사와 소변 배양검사로 감염 여부와 원인균을 확인한다. 반복 감염이나 임상 경과가 비정상적인 경우에는 신장·방광 초음파 등 추가 영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항생제를 임의로 먼저 복용하면 배양검사에서 원인균이 확인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없이 항생제 등의 약을 복용하기보다는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항생제 치료는 아이의 상태와 원인균, 감염부위 등에 따라 결정된다.
증상이 심하거나 구토 등으로 경구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입원해 정맥 주사로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열이 내리고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의료진이 정한 기간과 방법에 따라 치료를 마쳐야 한다.
소아 요로감염은 감염이 신장까지 진행되거나 반복되면 신장에 흉터가 남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발을 예방하려면 아이가 소변을 오래 참지 않도록 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규칙적으로 배뇨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변비 역시 배뇨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도 아이의 배뇨 습관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놀이나 학업에 집중하느라 소변을 자주 참는 아이라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여아의 경우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도록 지도해 항문 주변 세균이 요도로 옮겨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꽉 끼는 속옷이나 면 소재가 아닌 속옷은 국소 부위를 자극하고 통풍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울산엘리야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준영 과장은 “소아 요로감염은 연령과 감염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해 아이의 증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감기나 장염 등 뚜렷한 원인 없이 고열이 지속되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을 호소하고 소변을 자주 본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소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과장은 “요로감염은 원인균과 아이의 상태에 맞는 항생제로 충분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평소 소변을 참지 않는 습관과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배뇨, 변비 관리 등을 통해 재발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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