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재조사·공공기관 예타 등 법적 절차 건너뛴
“이재명 정부, 예산 낭비를 넘어 재정 타락을 보여주는 미래대응기금 사업” 사례 잇따라
“예타·재정심사 누락 사업만 34개 10조 1,525억원”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 사업의 65%가 신규사업으로 채워졌지만, 사전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정식으로 거친 사업은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 조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미래대응기금이 충분한 사전 검증 없이 편성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은 기획예산처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미래대응기금 사업설명자료'를 전수 분석한 결과, 총괄계정을 제외한 기금 사업 131개 가운데 신규사업이 77개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체 사업 예산 45조 3,858억원 중 신규사업 예산만 29조 4,255억원에 달해, 비중이 64.8%은 달했다.
수십 조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초대형 신규사업 가운데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R&D) 단 1건에 그쳤다.
핵융합핵심기술개발및실증기반구축사업(1,601억원), 소형달착륙선개발(1,063억원), 피지컬AI핵심기술개발(550억원) 등 3개 사업은 예타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예산안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고 지원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예타를 거쳐야 한다.
신규사업 77개 중 이 금액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은 총 56개, 21조 5,000억원 규모다.
이중 지방미래성장지원금(3조 5000억원)과 통합지방정부기금 출연(2조 8,500억원) 등 순수 이전 사업 2개를 제외하면 실제 예타 대상 사업은 54개, 15조 1,600억원으로 추려진다.
박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가운데 첨부서류에 면제 내역이 기재된 16개(4조 5,300억원)와 예타 통과 1개, 예타 진행 중 3개를 제외하고 예타 면제조차 받지 않은 채 예타나 이에 준하는 재정 심사가 아예 누락된 사업이 34개, 금액으로는 10조 1,525억원에 달했다.
이들 사업은 국가재정법 제71조 제7호에 따라 기금운용계획안에 첨부해야 하는 '예타 미실시 내역 및 사유'조차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법적 절차를 건너뛴 사례는 유형별로 확인된다.
국가재정법 제50조 제2항에 따르면 기존 기금·회계에서 이전된 계속사업이라도 사업 대상과 예산이 급증한 경우 예타에 준하는 '타당성재조사'를 거쳐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지역균형발전장학금 사업이다.
기존 지역인재장학금(연 800억원)을 내년 3,280억원으로 4배 이상 키우고 중기 예산은 2조 6,800억원 규모로 늘리면서, 수도권 고교 출신까지 포함하도록 지원자격까지 개편했다.
사업의 목적과 대상, 규모가 모두 달라졌음에도 타당성재조사 등 아무런 심의 없이 예산부터 반영한 것이다.
사회복지·교육 등 대규모 재정사업 역시 국가재정법 제38조에 따라 예타 의무대상이 된다.
공공기관 출자 사업에서도 법적 절차를 건너뛴 사례가 나타났다.
공공기관 출자 사업은 국가재정법상 예타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제3조에 따라 총사업비 2,000억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지원과 공공기관 부담금 합계가 1,0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은 공공기관 예타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청년 지원 주택(1조 4,000억원), 캠코 출자 PF사업장 정상화 펀드(5,000억원),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5,000억원), 한국전력공사 출자(5,000억원), 수자원공사 출자(2,500억원) 등 신규 출자 사업 5건, 3조 1,500억원 규모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수영 의원은 "기획예산처 스스로 수립한 법적 절차조차 제대로 이수하지 않는 무법 부처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신규면 예타, 계속이면 타당성재조사, 출자면 공공기관 예타를 거쳐야 하는데 기획예산처 스스로 세워둔 재정 심사 절차를 모두 무시했다"며 "예산 낭비를 넘어 재정의 타락을 보여주는 것이 이재명 정부 미래대응기금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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