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양해수 기자]어민들이 정성껏 설치해 둔 그물을 밤사이 끌어올려 고기만 챙기고, 그물은 바다에 버린 해상 특수절도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피해 어민들은 어획물 손실뿐 아니라 그물을 새로 준비할 때까지 조업이 중단되는 이중 피해를 겪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고군산군도 인근 해역에서 다른 어민의 그물을 훔친 혐의(특수절도·해양폐기물관리법 위반)로 선장 A씨(40대)와 선원 등 4명을 검거해 이 중 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 일당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4.49t급 소형어선을 몰고 어민들이 조업용으로 설치해 놓은 그물을 야음을 틈타 끌어올린 뒤, 꽃게 등 어획물만 챙기고 그물은 해상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훼손·유기된 그물은 약 300틀(2,800폭)로 시가 약 700만원에 달한다.

해경 관계자는 “파도나 선박 스크루에 걸려 그물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 어민들이 범죄 여부를 쉽게 알아채지 못한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그물이 빈번히 사라지는 해역을 중심으로 선박 운항기록을 전수 분석해 용의선박을 특정했고, 추적 감시 끝에 A씨 일당을 붙잡았다. 이들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 구속이 임박하자 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훈 군산해경서장은 “그물은 어업인의 생계 수단으로, 사용이 불가능해지면 가정경제에 큰 타격이 생긴다”며 “최근 그물 절도나 허위보조금 수령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관련 범죄 수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거된 4명 중 선장 A씨와 선원 B씨(40대)는 구속되고, C씨(여·30대)와 외국인 선원 D씨(인도네시아·40대)는 불구속 송치됐다.

로컬세계 / 양해수 기자 yhskj48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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