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한족 중국이 동북공정을 2002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지만 그것은 발표를 위한 보도용일 뿐이고, 설립을 위한 준비와 공정이 공식화되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탐색 등으로 사전에 공들인 시간까지 합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1983년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설립한 것보다 훨씬 오랜 기간을 동북공정에 투자했다.
이에 반해 우리 대한민국은 중국이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의 역사가 중국 역사라는 동북공정의 연구내용을 발표하자 2004년 고구려사연구재단을 발족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는 것 같았지만, 어느새 동북공정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보이지 않고 지금은 뜻있는 일부 학자들만 대응 방법을 연구하며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던 중 급기야는 중국이 2022년 7월부터 시작한 '동방길금(东方吉金)-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 전시된 한국사 연표에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를 제외한 연표를 전시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의 역사를 우리 한민족의 역사 연표에서 삭제함으로써, 공동으로 전시회를 개최하는 우리 눈앞에서 보라는 듯이 동북공정을 실현해 보인 것이다.
그런데도 자료를 제공한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9월 13일에 보도가 되자 부랴부랴 항의했고, 중국은 연표를 철거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강력하게 항의하는 것은 물론 당연히 수정된 연표를 게시해야 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정부나 그런 엄두도 못 냈다.
하지만 정부와 학계의 이런 미온적인 태도와는 다르게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자 이 민족의 주체인 백성들은 중국 동북공정이 날조된 것이며, 그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동북공정의 목적과 수단 등을 일목요연하게 올바로 정리해 놓은 자료가 귀하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기가 어려워서 실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전회에 언급했듯이 중국은 우리가 흔히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고 부르는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에서 ‘고구려가 중국 역사’라는 수단을 앞세워 만주의 영토권을 불법으로 강점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한족 중국은 2022년 '동방길금(东方吉金)-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 전시된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를 제외하고 게시한 것이다.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 그 영토의 대부분과 유민 대다수가 대진국 발해로 유입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 모두 우리 한민족의 역사에서 같이 지우고 한족 중국의 역사로 편입해야 고구려가 한족 중국 역사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 방편 중 하나로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의 역사를 묶어서 중국 역사라고 왜곡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강사지연구중심 홈페이지와 동북공정에 참여한 중국 학자들은 그 근거로, ‘고구려는 현토군(玄菟郡)의 고구려현에서 시작되어, 한사군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역대 중국 중앙왕조와 신속(臣屬) 관계를 유지하며 번창하다가 당나라에 의해서 통일이 되어, 유민 대부분이 한족으로 융입(融入)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고구려가 현토군의 고구려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한사군의 범위에 들어간 적이 없으며, 역대 중국왕조에 예속된 적 없이 오히려 맞서 싸우며 우월했다는 것을 밝히면, ‘고구려 역사는 중국 역사’라는 동북공정의 기저부터 무너져 왜곡되고 날조된 동북공정은 허상(虛像)이라는 것이 판명되어 더 이상 논할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고구려 영토와 유민 대부분이 한족으로 유입된 것이 아니라 대진국 발해로 유입되었으니 고구려 역사가 한족 중국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면 대진국 발해 역사 역시 중국 역사가 아니라는 것도 밝혀지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