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술 한 방울 안 마셔도 안심할 수 없는 시대다. 비만과 대사질환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빠르게 늘고 있다.
40대 직장인 A씨는 새해를 맞아 두 달간 운동으로 5㎏을 감량했다. 그러나 최근 건강검진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평생 술을 마시지 않았던 터라 충격은 더 컸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음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에 의해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인구 증가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지방간이 흔히 발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만3859명으로 2012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반면 2021년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40만5950명으로, 알코올성 지방간의 17배에 달했다. 국내 지방간 환자의 약 8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추정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우측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감을 호소한다. 혈액·간기능 검사와 초음파로 진단하며, 필요 시 CT·MRI나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대부분 경과는 양호하지만 방치하면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
울산엘리야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이한강 과장은 “비만 인구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알코올성 지방간을 추월한 지 오래”라며 “생활습관 개선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간염과 간경화,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 검진으로 조기 진단하면 간 섬유화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방과 치료의 핵심은 체중 관리다. 기름지고 당분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주 2회 이상 30분 넘는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간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6개월간 체중의 10% 이내 감량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당뇨·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을 함께 관리하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생약제 복용은 전문의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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