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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 박사(지적학 전공)/작가 |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폈던 정부의 수장 출신 총리 후보에 장관 후보들 역시 신선한 맛도 없어 기대할 것 없다는 말도 들린다. 게다가 친위대 내각이라는 말이 이번에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 당선자가 검찰에서 수난을 당할 때 같이 수난을 당하던 검사는 물론 당선자와 40년 지기라고 알려진 사람도 장관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까닭인 것 같다.
나라 살림을 하는 내각이니, 공정하고 능력 위주로 구성되어야 하고 어쩌고 하지만, 누구를 임명하느냐의 문제는 인사권자 마음이다.
인사권자가 자신과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의기가 투합하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연히 통합 어쩌고 하면서 자신의 경쟁상대였던 사람의 측근에게 한자리 배정해서 임명해 놓고는, 그 사람을 그림자 취급하면서 자신의 측근들과만 의기투합해서 일한다면 그건 통합이 아니라 더 극심한 분열을 획책할 뿐이다.
따라서 누구를 임명하느냐는 당연히 인사권자 마음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을 임명하느냐에 대해서는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백성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백성들은 역대 정권을 겪으며, 권력을 소유한 이들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서 자식들에게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던 것을 경험해 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는 적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위법으로 밝혀져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를 보아왔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사람의 딸은 입학이 취소되어 학력이 중졸로 축소되었고,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사람의 딸은 의전원과 대학 입학이 취소되어 의사 면허가 기로에 섰다.
이번에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과 군 문제가 불거졌다. 당사자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소명을 위한 기자회견까지 했다. 굳이 기자회견을 할 것 없이 청문회에서 밝혀도 될 일이고, 혹시 의심나는 일이 있어서 수사로 발전되더라도 떳떳하다면 무혐의 처리될 것이다.
힘없는 백성도 아니고 힘 있는 사람인데, 억울하게 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 같다. 그런데도 기자회견까지 강행하는 것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과 사건의 개요를 밝힘으로써, 사건을 조사하거나 혹은 수사로 발전하게 되면 이렇게 방향을 잡으라고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찝찝했다.
불거진 문제가 정말 무고한 것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을 환경이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토할 때 백성들이 납득할 것이다. 더더욱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당선인이기에 제발 이번에는 법을 통한 정의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권은 절대권력이 아니다. 당선인의 인사권은 엄연히 백성들의 것으로 임기 동안 위탁해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위탁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선택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일임하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조그만 허물은 가지고 있다는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설령 이번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내 자식만 출세하고 내 자식만 군을 면제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그건 소소한 일이 아니다.
나와 내 자식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특권의식의 극치로, 사람은 나면서부터 기회의 평등권을 부여받는다는 백성들의 기본 인권을 짓밟아 뭉개는 사고방식이다. 나만이 누릴 특권에 그 누구도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소유함으로써 백성 모두를 멸시하는 행위다.
새 정부의 커다란 아이콘 중 하나가 통합으로 알고 있다. 내 편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고 덮어주고 상대방의 잘못만 벌해서는 결코 통합을 이룰 수 없다. 더더욱 특정한 세력의 잘못을 대충 얼버무리고 지나가려고 했다가는 백성들로부터 외면을 당해서 분열의 골만 더 깊어질 뿐이다. 권력은 내 소유가 아니라 백성들로부터 잠시 위탁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정권이 이권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용우 행정학 박사(지적학 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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