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김을지 기자]
청주직지예술문학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유효정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비밀입니다만』을 출간했다.
유효정 시인의 시는 발랄하고 유쾌하다. 때로는 어둡고 무거운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지만, 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으면서도 독자가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상상력을 틀어내는 것이 유 시인 작품의 특징이다.
시 「비밀의 정원」에서는 여성들의 필수품인 핸드백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핸드백은 쓰레기 봉지다
거꾸로 잡고 탈탈 털어보면 과거가 쏟아진다
남자들은 모르는 게 약이다
부디 붉은 장미 향을 상상하소서”
핸드백이라는 익숙한 소재에서 한 사람의 지나온 시간과 비밀스러운 삶의 흔적을 끌어낸다. 특히 마지막의 ‘붉은 장미 향’은 현실과 상상을 유쾌하게 뒤집으며 유효정 시 특유의 재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시가 밝고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족과 삶의 시간을 바라볼 때는 따뜻하면서도 애틋한 시선이 깊게 드러난다.
아버지를 노래한 시 「목수」에는 이러한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양지바른 마루에 앉아
햇빛도 대패질하는 아버지
아이고 우리 아버지
누가 목수 아니랄까 봐
수북이 쌓인 대패밥이
아버지의 시간을 태우고 있다”
목수였던 아버지와 ‘대패밥’을 통해 흘러가는 세월을 겹쳐 놓은 대목이다. ‘아버지의 시간을 태우고 있다’는 표현에는 아버지의 노동과 세월을 바라보는 딸의 애틋한 마음이 배어 있다.
청주직지예술을 통해 등단한 유효정 시인은 꾸밈없는 언어와 맑은 시선으로 자신의 시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거창하거나 특별한 대상보다는 우리가 매일 만나고 지나치는 사람과 사물, 가족과 일상의 풍경을 시 안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익숙한 풍경 속에서 웃음과 쓸쓸함, 그리움과 따뜻함을 새롭게 발견한다.
세 번째 시집 『비밀입니다만』에는 이처럼 유쾌한 상상력과 진솔한 삶의 정서가 어우러진 작품들이 담겼다.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맑고 거짓 없는 시선이 독자들에게 잔잔한 공감과 미소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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