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장기화로 세계경제 직격탄 투자심리도 냉각
KB금융, 신한금융 자사주 매집소각에도 주가는 여전히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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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영 칼럼니스트. |
올해 1분기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 회사가 금리인상 영향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예-적금이자는 쥐꼬리 인상으로 금융사 이속만 챙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이 4조6천억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 대비 17%가 늘었다. 이들 금융회사들의 경영방식을 보면 구태의연하다. 기준금리인상에 따른 대출금리는 크게 높였고 예금금리는 ‘찔끔’으로 주력계열사인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 아자가 큰 폭으로 올라 전세자금 대출자나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한 서민들만 위기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지주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KB, 신한, 우리금융은 모두 두 자릿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카드사가 1분기 중 특별퇴직을 실시해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29.6%에서 32.5%로 순이익 성장률이 크게 높아졌다.
우리금융의 실적이 높은 이유는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부재로 상대적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증권계열사가 없다는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었고 이 때문에 증권사를 가진 다른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은 실적이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높은 은행 비중이 오히려 금리 인상기에 이익 개선으로 반전되고 있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원 가까이 되는데, 1년 전보다 23% 늘며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이러한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실적 발표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리며 52주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한때 부진을 면치 못했던 우리금융 주식이 최근에는 은행주 중에서도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주주총회에서 분기 배당을 의결하는 추세로 배당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따라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이 1분기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특히 KB금융은 실적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올해부터 정기적으로 분기 배당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결정됐다.
올 초 정기주총에서 분기배당 정례화를 선언한 신한금융도 이달 초 지급되는 보통주 1주당 1분기 배당금을 400원으로 결정됐다. 신한금융은 올해에도 균등한 분기배당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주주환원정책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태경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올해 현금배당 기준으로는 분기에 60%, 결산배당 40% 수준 으로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도 총주주환원율에 포함해서 감안할 때 상반기 진행한 1,500억원은 주당 300원 수준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당기순이익 규모를 보고 총주주환원율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는지 고려해서 자사주 매입 여력 등을 판단할 예정으로 있다.
이밖에도 하나금융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지주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이처럼 금융지주 회사들이 자사주매입 및 소각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은행주가 금리인상기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장기화로 물가상승 및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금융주가 큰 반등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융지주들의 양호한 실적이 계속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경기침체 이야기도 많이 나오긴 하는데, 기준금리는 계속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장기금리도 계속 올라가고 있고는 점을 고려한다면 은행의 경우 실적도 좋고 금리상승 관련된 모멘텀도 있어 다른 섹터 대비 주가는 당분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실적개선에 따른 분기배당이 이어지고 주식가치 증대를 위한 방편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기조가 이어진다면 인플레이션에 기인된 불안심리에서 벗어날 것을 확신한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오미크론보다 센 변종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는 등 대외적인 변수가 유동적이라고 보면 금융지주들의 자구책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신재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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