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은 “모르쇠”로 ‘개딸’들은 “송영길 청렴”외쳐 낯 뜨거운 형태
이재명 ‘대장동 의혹’ 송영길 ‘돈봉투 의혹’의 핵심…위력 메가톤급
당지도부 애써 의연 “윤대통령 미국순방 또 실수 없어야”비아냥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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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환 컬럼니스트 |
곧 빼도 박지도 못하는 증거가 터질듯하면서도 정동 중인 이재명 당 대표의 ‘대장동 특혜의혹 수사’에 이어 이번에는 과거 자유당 시절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당 대표 경선에서의 ‘돈봉투 살포’사건이 터져 검찰의 수사 칼날이 송영길 전 당 대표로 향하고 있다.
이재명 현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나란히 검찰의 칼날에 휘둘리고 있는 셈이다. 두 사건을 사안별로 분석해 보면 모두 메가톤급이다. 뇌관이 터지면 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한 정치인들이 공멸할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당 중진들은 두 사건이 오래 끌면 끌수록 내년 총선에 불리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조기에 매듭지어지길 바라지만,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 가서 결정적인 것이 불거지면 더 큰 치명타를 입게 된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당의 요구대로 조기 귀국했다. 그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도착했으니, 상황을 좀 파악하겠다. 제가 모르는 사안들이 많다”며 여전히 돈봉투 사건을 잘 알지 못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 검찰이 오늘이라도 소환하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당내 갈등은 오히려 확산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가 강경파들이 요구하는 대의원제 개편을 돈봉투 의혹의 수습책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당 위기 상황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영향력 확대에 악용하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이날 오후 4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만날 것인가라는 물음에 “탈당했다”고 짧게 말했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이성만 의원 관련 질문에는 “전혀 통화한 적이 없다”고 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송 전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영진 의원만 송 전 대표를 맞이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 역시 돈봉투 의혹과 송 전 대표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 역시 “(송 전 대표가) 탈당했으니 이 대표와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이 대표는 당의 조치 등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의원은 경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명계가 요구하는 전수조사 등에 거리를 두고 있는 당 지도부는 대의원제를 손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1년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부 대의원 사이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딸’과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도 대의원제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비중이 높아 의원들이 대의원을 자기 세력으로 만들려는 유혹에 빠진다”며 “과거 극단적으로 돈을 뿌리던 때보다 개선됐지만 구태가 남아 당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법상 대의원제 폐지는 불가능하지만 축소 논의는 필요하다는 취지다. 당 안팎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성향이 강한 대의원의 영향력을 줄이면 친명(친이재명) 강성 당원들이 중심이 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안규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섣불리 제도의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당의 역사와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돈봉투) 사태와 관련해 논의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상민 의원도 “돈봉투 사건은 반윤리적인 도덕적 결함이 원인인데, 애꿎은 대의원 제도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 與 “윤관석-이성만 수사 의뢰” 총공세
민주당이 윤, 이 의원 등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머뭇거리는 사이 국민의힘은 공세의 수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더불어돈봉투당’의 ‘쩐당대회’ 사건에 거론되는 의원이 수십 명에 달한다”며 “민주당 전체가 돈독에 오염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두 의원에 대한 수사 의뢰 필요성을 촉구한 김 대표는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반성과 책임이 빵점이었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 일각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물욕이 없다느니’ 하는 발언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 민주당, 윤 대통령 방미길에 쪽박 깨는 발언 쏟아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귀국하던 인천국제공항 귀국장 앞에서는 낯 뜨거운 일이 벌어졌다. 이날 송 전 대표의 모습이 보이자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 150여 명이 모여 “송영길은 청렴하다” “믿는다 송영길” “송영길 파이팅”을 외치는 목소리가 방송전파를 타고 안방까지 들렸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 모자·티셔츠 등을 착용한 이들은 “김건희 특검하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고성이 난무해 현장 취재진이 송 전 대표의 발언을 알아 듣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돈 봉투 사건은 관련자의 음성이 담긴 녹취가 이미 공개됐다. 그런데도 송 대표는 무조건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강성 지지자들은 “파이팅”이라고 한다.
모든 언론사들은 혀를 찰 일은 이날 아침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 8명이 참석했다. 송 대표 귀국과 관련한 당의 입장과 향후 방침 등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니었다. 8명 중 단 한 명도 돈 봉투 사건을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전 의원이 공천 대가로 돈 봉투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도 회의 후 민주당 돈 봉투 관련 질문을 받자 이 얘기만 하면서 동문서답했다.
최고위원 거의 모두는 이날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과 관련해 발언했다. 대부분 “대통령이 사고칠까봐 걱정”이라는 취지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불안과 공포의 한 주가 시작됐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도 참 두통거리” “기왕 미국에 갔으니 안전한 귀국을 바란다”는 말도 했다. 이어 발언한 박찬대 최고위원도 “또 어떤 사고를 칠지 걱정이 태산 같다”고 했다. 대통령 방미라는 중요한 국가 외교를 두고 정책 제시는 없이 비아냥거리기만 한다.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도 계속됐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전쟁 날까 두렵다는 얘기가 많다. 자식 군대 보낸 어머니들이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안보를 팔아 위기를 사는 윤석열 정부”라고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세계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나라가 수십 곳에 달하는데 누가 러시아와 전쟁을 하나. 과장 왜곡을 넘는 무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우리 대통령이 왜 남의 나라 국기에 경례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일본 방문 시 일장기에만 경례했다는 KBS 보도는 이미 가짜 뉴스로 판명났는데도 불구하고 또 억지를 부린 것이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대통령 방미와 관련해 “하늘이여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했다. 마치 단체로 무슨 희극을 하는 것 같았다.
민주당은 이날 “당이 무당급 유튜버와 팬덤, 가짜 뉴스, 그리고 저질 지도자들이 결합돼 있다”는 당 내부의 진단을 그대로 재현했다. 잘났던 못났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빈대우로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날 다수당 최고위원들이 격려는 못할망정 쪽박을 깨는 소리만 하고 있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망국의 지름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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