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천역에 있는 체르마트역과 분천역의 자매결연을 맺음을 나타낸 동판과 ‘소원의 종’. 한상길 기자. |
이들 낱말은 이 지역이 험준하고 이에 주민이 적고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아 생겨난 것이다. 그 일례로 양원역(간이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로 주민들이 기차를 타러 인근 역으로 걸어가는 불편을 견디다 못해 주민들이 직접 역사를 만든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곳이 근래에는 관광자원화돼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비동역에는 오로지 이 표지판이 전부다. |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달리고 있다. |
이곳은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나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이곳을 주요 무대로 운행하는 관광열차로 분천∼비동∼양원∼승부∼철암역 27.7km 구간을 하루 3번 왕복 운행하며, 각 역에서 5∼10분 정도의 정차시간을 두어 승객들이 잠시 하차해 음식을 사거나 역사 인근을 둘러보게 하는 등의 여유를 주고 있다. 특히 비동역은 이 열차만의 간이 정차역이기도 하다.
특히 비동역 승강장을 시작점으로 양원역까지 작은 야산을 끼고도는 2.2㎞ 트레킹로가 ‘한국의 체르마트길’이다. 다시 양원역에서 승부역 쪽으로는 ‘낙동비경길’이 시작된다. 이들 전구간은 한결같이 낙동강을 끼고 굽이굽이 돌며 협곡을 감상할 수 있다.
▲승부역의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 모습. |
▲전구간은 낙동강을 끼고 굽이굽이 돌며 협곡을 감상할 수 있다. |
분천역은 일반 교통수단으로 접근 가능한 역인 만큼 그 활기 넘침이 남다르다. 역사에는 ‘한국의 체르마트길’의 탄생 배경이 된 분천역과 스위스의 빙하특급열차가 출발하는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맺음을 표기한 동판과 ‘소원의 종’이 달려있다. 여기에 역사와 마당 곳곳에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등의 조형물들이 널려있어 일명 ‘산타마을’이라 불린다.
▲분천역 역사 모습. |
▲승부역 상징 문구 비석과 전경. |
승부역에는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라는 과거 역장이 지었다는 글이 비석에 새겨져 있다.
역사 한 켠에 있는 행상과 음식을 파는 간이 상점이 오히려 정감이 있고, 일곱 난장이와 백설공주의 조형물은 이곳이 동화 속의 장소인양 더욱 신비롭고 외진 오지임이 느껴지며, 역장의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승부역의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조형물. |
경북 봉화의 분천역∼양원역∼승부역 구간은 높은 산에 둘러싸여 차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지만 고즈넉한 간이역 풍경만큼은 정겹기 그지없다. 전술한 여러 수식어들이 탄생한 곳인 만큼 한번쯤 그 진가를 확인해보며 정겹게 이야기해봄직한 곳이다.
▲양원역 대합실: 역 표지판 이외는 이 대합실이 역사의 전부이며, 그 외에 천막의 간이 상점과 마을 농산품 판매점이 있다. |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 내부모습: 의자배치와 넓은 창, 협탁 등이 이채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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