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10월25일 서울 충정로 농업박물관 앞 논에서 초등학생들이 벼베기 등 일일농부 체험을 하고 있다. |
-
서울, 부산을 비롯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농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도심의 자투리 땅을 시민에게 분양하고 도시농업 학교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친다. 지자체들이 도시농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함께 농업을 통한 공동체 복원, 도시 열섬화 현상 해소, 장마철 빗물 흡수로 인한 피해 최소화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자투리 땅, 옥상 등 텃밭으로 활용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서울의 자치구들이 도시농업 활성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도심의 자투리땅뿐만 아니라 주택 및 빌딩 옥상에도 텃밭을 조성하고 공원형 시범 농원도 만들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생태계회복과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2012 도시농업 활성화 계획’을 마련, 추진 중이다. 도시농업을 새로운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해 녹색생명 도시 조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구에 따르면 부암동 백사실 계곡의 능금마을 1320㎡ 면적에 대한 친환경 도시농장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무악동·창신동 텃밭 1950㎡를 마을공동체 공동경작지로 만든다. 또한 4월 중에는 옥상, 베란다, 계단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상자텃밭 600세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도봉구는 올해 친환경 나눔 텃밭을 확대했다. 기존 쌍문동 효문중학교 옆 나대지 7176㎡의 텃밭을 운영해왔고 도봉동 북서울중학교 인근 878㎡에 추가로 텃밭을 조성했다. 이 2곳의 분양신청은 14일까지 완료됐으며 다음달 15일 개장한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상자텃밭 2000세트도 가구당 2세트씩 보급한다. 시민들의 텃밭 신청이 늘어남에 따라 5월 중 창동 3394㎡, 도봉동 3300㎡의 텃밭을 추가로 조성해 분양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2010년부터 도시녹지 확충사업의 일환으로 보리밭길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와 (사)부산그린트러스트가 공동 추진하는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시민, 유치원, 노인기관 등의 신청을 받아 보리 모종이 담긴 상자텃밭 2000개를 보급했다. 6월 보리수확 시기에 맞춰 보리차 만들기, 보리짚 공예 등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부산시는 앞으로 도시농업공원을 주제로 한 ‘옥수수가 있는 골목’, ‘장미가 있는 골목’, ‘보리가 있는 골목’을 조성하고 생태, 방재, 복지 기능이 융합된 공원도 지을 계획이다.
광주 남구도 공동체 복원 및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도시텃밭을 이달 말까지 분양하고 있다. 도시텃밭은 빛고을공예창작촌 건너편 양과동 일원 체험교육장을 포함해 1만8050㎡ 규모로 조성했으며 이 가운데 1만500㎡(3200평)를 분양한다. 운영기간은 4월부터 12월까지다.
화학비료, 농약 등의 사용을 금지한 유기농법으로 농작물 재배를 지도하고 휠체어를 타고 텃밭을 경작할 수 있도록 장애인 텃밭도 일정 규모 조성한다.
구 관계자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통해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는 주민들이 늘어날수록 남구가 친환경 녹색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살리고 여가생활도 즐기고
지자체들이 도시농업 활성화에 힘을 쏟는 데에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도시민이 정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여가생활 여건 조성이다. 도시농업은 도심 속에서 농사활동을 통해 먹고, 보고, 즐기는 등 인간 중심의 생산적 여가활동으로 도시민이 건강과 행복을 꾀할 수 있다.
과도한 교육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연과의 교감으로 정신적 안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 농장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농업 활성화로 인한 공동체 복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갈수록 개인화되는 시민들이 공동 농장 등을 통해 작물을 함께 재배하며 의견을 나누다 보면 유대감과 공동체의식이 높아진다. 일부 지자체는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를 연말 김장담그기 행사에 기부하는 등 마을 공동체 복원에 도시농업을 활용하고 있다.
농작물 재배로 도시녹지가 늘어나는 점도 지자체들이 반기는 이유다. 도시에 녹지가 많아지면 생태환경이 복원되고 도시경관이 개선된다. 도시열섬현상 완화, 냉난방에너지 절약, 대기질 개선, 장마철 빗물 흡수로 인한 피해 최소화 등 거둘 수 있는 효과가 크다.
특히 도시경관 개선은 도시경쟁력 확보로 이어져 관광객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음식물 쓰레기 퇴비 활용 등도 도시농업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다.
이동흡 부산시 그린부산지원단장은 “도시텃밭 분양, 보리밭길 조성사업 등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의 건전한 녹색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며 “환경·경관적 측면에서도 도시경관 개선, 실내온도 저감, 열섬화현상 완화 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라안일 기자 raanil@segye.com
- 기사입력 2012.03.23 (금) 17:45, 최종수정 2012.03.23 (금) 19:46
- [ⓒ 세계일보 & local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