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중 부동분교장 한 명의 졸업생이 남긴 55년의 이야기
이창재 기자
sw4831@naver.com | 2026-01-10 01:49:15
군수‧동문‧지역사회가 함께한 작은 학교의 큰 이별
[로컬세계 =글·사진 이창재 기자] 경북 청송군 주왕산(부동)면에 위치한 청송중학교 부동분교장(이후=부동분교)이 단 1명의 졸업생을 끝으로 55년간 이어온 학교의 문을 닫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농산어촌 인구 감소와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현실 속에서 작은 학교가 또 하나의 이별을 맞이한 것이다.
부동분교는 9일 오전 11시 학교 강당에서 제52회 졸업식을 열고 마지막 졸업생 1명을 배출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졸업생과 재학생 3명, 교직원과 학부모를 비롯해 부동중학교 총동창회 선배, 특히 윤경희 청송군수도 함께해 작은 학교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봤다.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그 어느 졸업식보다도 따뜻하고 의미 깊은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본식에 앞서 졸업생과 재학생 3명이 함께한 밴드 공연이 식전 행사로 펼쳐졌다. 학생들은 직접 준비한 곡을 연주하며 학교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고, 잔잔하면서도 힘 있는 연주는 강당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의 큰 박수와 감동을 이끌어냈다. 작은 학교에서 쌓아온 추억과 우정이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해지며, 졸업식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졸업식에서 마지막 졸업생은 정들었던 교실과 운동장, 그리고 자신을 지켜봐 준 선생님과 선배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낭독했다. “비록 혼자 졸업하지만 이 학교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편지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교직원과 학부모, 동창회 선배들은 홀로 졸업하는 학생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김규백 청송중학교장은 “부동분교장은 오늘 마지막 졸업식을 끝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마무리한다”며 “이곳을 거쳐 간 아이들의 꿈과 배움은 지역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중 총동창회는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과 학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줬다. 작은 학교이기에 더욱 단단하게 이어진 동문 간의 연대는 졸업식장을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임재형 부동중학교 총동창회장(7회 졸업생)은 “부동분교는 규모는 작았지만 사람을 키워온 따뜻한 학교였다”며 “오늘 졸업하는 후배는 부동분교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적인 졸업생”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역사 속으로 남지만, 동문들은 앞으로도 후배들을 향한 응원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1971년 청송중학교 부동분교로 개교한 후 1973년 부동중학교로 승격해 올해로 55년째를 맞는 청송중학교 부동분교장(1999년 9월 교명 변경)은 이날 졸업생 1명을 포함, 총 244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반세기 넘게 주왕산(부동)면 지역 학생들의 배움터 역할을 해왔다. 수많은 졸업생들이 이곳에서 꿈을 키우고 사회로 나아갔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 수 급감으로 결국 폐교라는 결정을 맞이하게 됐다.
비록 학교 건물은 더 이상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지지 않게 되지만, 부동분교에서 보낸 시간과 추억은 졸업생과 동문, 지역 주민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학교가 남긴 따뜻한 교육의 흔적은 지역 공동체의 역사로 이어지며, 부동분교(구. 부동중학교)의 55년은 그렇게 또 하나의 소중한 이야기로 남게 됐다.
로컬세계 / 이창재 기자 sw4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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