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강점기 속에서 피어난 독립정신’…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부산독립운동기념관 건립 기조발제 통해 ‘부산 기업가정신’의 대부활 선언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07-30 02:14:37

백산상회·동명목재로 이어지는 부산 경제인의 위대한 자강·자립·상생 역사 재조명
“과거 보존을 넘어 미래 대도약의 우물로”… 청년 창업가 정신과 북극항로·동북아 해양허브 도약의 거대한 엔진으로 승화
민선 ‘전재수호’와의 긴밀한 협력 바탕으로 부산경제 대동단결 이정표 세워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부산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부산독립운동기념관 설립 정책토론회’에서 '부산독립운동기념관을 세우는 일이 왜 경제인의 일인가'란 주제 아래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이하 부산상의 제공

[로컬세계 부산 = 전상후 기자] 나라를 잃은 어둠의 시대, 총과 칼로 맞서 싸운 의병과 독립투사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만 해도 척박한 해양도시 부산에서 쌈푼의 자본을 모아 민족상권을 지켜내고, 무역의 거점을 삼아 임시정부의 숨통을 틔워준 위대한 경제 거인들이 있었다. 광복 81주년을 목전에 둔 29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은 과거의 기억을 넘어 부산의 미래 백년을 가늠할 거대한 역사적 울림으로 가득 채워졌다.

부산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부산독립운동기념관 설립 정책토론회’는 단순한 기념관 건립 논의를 넘어 부산 경제인들의 뼛속 깊이 박힌 독립정신과 기업가정신이 어떻게 오늘날 ‘동북아시아 해양수도’를 향한 부산경제 대도약의 불쏘시개가 되어야 하는지를 증명한 역사적인 무대였다.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한 세기의 시간 틈새를 싹 지워낸 생생한 현장감과 묵직한 통찰로 참석자 200여명의 숨을 죽이게 만들었다.

■ “기념관은 과거의 창고가 아닌, 미래의 경쟁력을 길어 올리는 우물이어야 한다”

이날 '부산독립운동기념관을 세우는 일이 왜 경제인의 일인가'란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양재생 회장은 일성부터 토론회의 격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양 회장은 “우리가 세우고자 하는 부산독립운동기념관은 지나간 세월을 가둬두는 박제된 창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극한의 위기 속에서도 자강과 자립을 일궈낸 선조들의 피땀 어린 역사 속에서 오늘날 부산이 맞닥뜨린 경제적 난국을 돌파할 미래의 경쟁력을 길어 올리는 생명의 우물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양 회장은 이번 기념관의 핵심 콘텐츠로 반드시 ‘부산 경제인의 독립운동’이 전면에 배치되어야 함을 강력하게 제안했다. 무력 항쟁만이 독립이 아니었다. 경제를 지키는 것이 곧 나라를 지키는 길이었던 시대, 부산 기업인들의 핏빛 투쟁은 오늘날 청년 창업가들이 반드시 품어야 할 ‘기업가정신의 원형’ 그 자체였다.

■ 백산상회에서 동명목재까지… 부산 경제인의 독립운동은 곧 ‘민족 자강의 역사’

양 회장은 발제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 독립운동사의 살아있는 성지인 부산의 뿌리를 거침없이 짚어냈다.

▲1889년 외국 자본의 침탈 속에서 민족 상권을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 부산객주상법회사(오늘날 부산상공회의소의 뿌리) ▲1914년 부산 중앙동에 거점을 두고 무역으로 번 막대한 자금을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수혈하며 독립운동 자금의 젖줄 역할을 한 백산상회(백산 안희제 선생)를 재조명했다.

백산상회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었다. 회사 자체를 독립운동의 베이스캠프로 던진 안희제 선생의 결단은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나 ESG경영 개념이 싹트기 한 세기 전에 부산 기업인들이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 거대한 이정표였다.

이 정신은 해방 이후에도 이어졌다. 동명목재를 세계 최대의 합판 회사로 키워내며 대한민국 수출의 최전선을 개척하고,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워 인재를 길러낸 고 강석진 회장의 발자취, 그리고 대한민국 재계의 거목인 삼성과 LG의 창업주들이 거칠 것 없던 청년시절 부산에서 창업의 기틀을 다졌던 역사적 사실들은 우연이 아니다. 

양 회장은 이 모든 역사의 맥락을 ‘자강·자립·상생’이라는 세 글자로 압축하며, 독립정신과 기업가정신은 결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한 뿌리에서 자라난 위대한 유산임을 증명해 보였다.

기조발제에서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이 “청년 창업가들이 부산독립기념관을 찾아 선배 기업인들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수혈받고 영감을 얻는 ‘청년 창업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을 반드시 구축하겠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 부산상의의 세 가지 약속 “청년 창업가와 역사를 잇는 든든한 가교 될 것”

이날 양 회장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부산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해 부산상공회의소가 앞장서 실천할 세 가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공표했다.

첫 번째는 기념관 내 ‘경제인의 독립운동’ 섹션이 생생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콘텐츠 협력 주도하고 두 번째는 회원사들과 긴밀히 공조해 빛 바랜 옛 장부, 역사적 사진, 사사(社史) 등 잠들어 있는 사료를 총동원해 발굴하고 기념관과 지역 기업을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 수행한다.

세 번째는 오늘날 치열한 창업전선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들이 기념관을 찾아 선배 기업인들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수혈받고 영감을 얻는 ‘청년 창업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기념관이 과거의 상처를 되새기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새로운 도전의 장벽 앞에 선 청년들이 다시 일어설 힘과 영감을 얻는 용기의 공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부산시민과 역사학계가 주도하는 이 거대한 역사적 사업에 우리 지역 경제계가 가진 모든 역량을 바쳐 기꺼이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 부산상의와 ‘전재수호’의 만남… ‘동북아 해양허브로 비상하는 부산’

지금 부산은 대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세계 물류지도를 완전히 뒤바꿀 ‘북극항로 시대’의 서막이 오르고 있으며,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이자 환적항의 메카인 부산항의 전략적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치솟고 있다. 이 거대한 지경학적 기회의 문 앞에서 새로 출범한 전재수 부산시장 체제(‘전재수호’)와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의 찰떡공조는 위기에 처한 부산 경제에 구원투수이자 대도약의 터보엔진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백산 안희제 선생이 상권을 지키기 위해 뭉쳤듯, 지금 부산 경제계에 절실한 것은 바로 ‘부산경제인 대동단결’이다. 민선 시정과 경제계가 정파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원팀(One-Team)’으로 뭉쳐 북극항로 거점항만 인프라를 선점하고, 고부가가치 해양 물류·금융 생태계를 완성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다.

백산상회와 동명목재가 보여주었던 ‘자강·자립·상생’의 독립정신은 오늘날 글로벌 물류 허브를 향해 닻을 올린 부산항의 선체에 새겨져야 할 정신적 나침반이다. 독립투사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조국 강산 위에, 이제 우리 청년 창업가들이 선배들의 뚝심을 이어받아 세계를 무대로 질주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그것이 바로 오늘날 부산독립운동기념관이 지니는 시대적 천명이자, ‘동북아시아 해양수도 부산’이 완성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다.

과거의 피땀 어린 독립정신이 오늘의 경제적 자강으로, 그리고 내일의 ‘세계 제1의 해양도시’로 이어지는 그 거대한 선순환의 고리가 지금 부산에서 웅장하게 가동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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