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꽃은 '파는 상품'이 아니라 '즐기는 경험'…고양, 화훼산업의 공식을 바꾼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7-30 14:00:38

대형 쇼핑몰과 손잡고 소비·체험 결합한 '리테일테인먼트' 전략 본격화
스타필드 '고양 꽃향기 페스타'…꽃을 오감으로 즐기는 도심형 축제 추진
스마트 생산·첨단 유통·도심 마케팅 연결…화훼산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
'꽃의 도시' 넘어 화훼산업 혁신도시로…농가 소득과 지역경제 동반 성장 기대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린 플라워 팝업스토어 (2026년 2월)/ 고양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꽃을 많이 생산하는 시대는 지나고, 얼마나 가까이에서 소비자를 만나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고양특례시가 생산 중심의 화훼산업을 소비와 체험, 관광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 모델로 전환하며 '꽃의 도시'를 넘어 화훼산업 혁신도시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꽃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소비 방식은 달라졌다. 과거처럼 꽃집을 찾아 구매하는 소비보다 쇼핑과 여가를 즐기다 자연스럽게 꽃을 접하고, 직접 체험하며 일상으로 가져가는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양시는 이런 변화에 맞춰 화훼를 단순한 농산물이 아닌 '경험형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생산과 유통 중심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가 꽃을 경험하고 즐기는 공간을 만들고, 그 경험이 다시 소비와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대형 쇼핑몰과 연계한 도심형 화훼 콘텐츠, 체험형 축제, 스마트 생산 기반, 첨단 유통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상생형 리테일테인먼트'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스타필드 부천점 플라워 팝업스토어 (2026년 3월) 

쇼핑몰이 꽃시장으로…소비자를 찾아가는 화훼산업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고양시는 스타필드와 롯데아울렛 등 대형 유통시설과 협력해 로컬 화훼 팝업스토어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꽃을 진열해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반려식물과 플랜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한 체험형 공간을 조성하고, 원데이 클래스와 포토존, 맞춤형 미니 화분 상품 등을 함께 선보여 쇼핑객이 자연스럽게 꽃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MZ세대와 1인 가구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 상품을 확대하고, SNS 공유가 가능한 콘텐츠를 접목해 화훼 소비를 일상 속 문화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상반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참여형 프로그램과 판매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해 지역 화훼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대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고양 꽃향기 페스타'…꽃을 오감으로 즐기는 도시 축제

오는 10월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리는 '고양 꽃향기 페스타'는 기존 화훼축제와는 결이 다르다.

단순히 꽃을 전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도심형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된다. 공간 곳곳에는 이야기와 체험 요소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문객이 꽃을 자연스럽게 즐기고 기억하도록 기획했다.

행사장에는 반려동물 친화 공간과 특허 장미를 활용한 포토존 등 다양한 테마 공간도 조성된다. 꽃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체험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행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화훼 소비문화를 확산하는 계기로 삼아 지역 농가와 유통시설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스타필드시티 위례점에 설치된 플라워 팝업스토어 (2026년 3월

스마트 생산에서 첨단 유통까지…화훼산업 경쟁력 높인다

도심 마케팅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탄탄한 생산 기반이 있다.

고양화훼단지는 전국 최초 화훼산업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된 이후 품종 개발과 시설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국내 대표 화훼 생산단지로 성장했다.

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팜 보급과 시설 현대화, 에너지 절감 설비 지원 등을 확대해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물류 거점인 고양화훼유통센터를 중심으로 자동화 냉난방 시스템과 냉장 운송체계를 운영하며 유통 과정에서도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자경매 시스템도 정착시키며 거래의 투명성과 농가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생산과 물류, 유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고양 화훼산업은 품질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생산도시에서 소비도시로…화훼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화훼정책은 단순한 판매 지원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 생산 기반 위에 대형 유통시설과 체험 콘텐츠를 결합하고, 소비와 관광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 화훼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민경선 고양시장은 "화훼는 단순한 관상용을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감성 소비재로 발전해야 한다"며 "대형 유통시설과의 협력을 확대해 화훼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하고,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꽃의 도시' 고양의 경쟁력을 더욱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생산량만으로는 산업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시대다. 고양시가 꽃을 '사는 상품'에서 '즐기는 경험'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지역 화훼산업의 새로운 성장 공식이 될지 주목된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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