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⑦] 문선명과 문재인, 두 ‘문(文)’의 실체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1-15 08:09:34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교 '월드 서밋' 메시지
1991년 문선명-김일성 ‘참사랑 담판’
이념을 넘어선 한반도 운명의 변곡점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최근 한반도 정세의 변화 속에서 문선명과 문재인이라는 두 인물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성씨를 가졌으며, 생애 중요한 시점에 북한을 방문해 최고 지도자와 담판을 벌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1991년 문선명 총재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북은 한반도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장면으로 기록된다. 30년이라는 시차를 둔 두 ‘문(文)’ 씨의 행보는 민간이 닦은 길을 국가가 제도화하는 하나의 거대한 평화 프로세스를 보여줬다.
■ ‘남평 문씨’와 북측 배경의 우연
두 사람은 모두 남평 문씨 가문이다. 항렬상으로는 문선명 총재가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윗대 어른에 해당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 모두 북한과 깊은 인연이 있다. 문선명 총재는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이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함경남도 흥남에서 피난 온 부모 아래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이러한 배경은 두 사람이 평생 ‘분단 극복’과 ‘평화’라는 과제에 천착하게 된 정서적 뿌리가 되었다.
■ ‘방북’의 역사적 장면: 1991년 vs 2018년
문선명 총재는 1991년, 냉전이 저물어가는 시기에 사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했다. 반공주의자였던 그가 김일성 주석과 포옹하며 대북 사업의 물꼬를 튼 사건은 민간 평화 외교의 전설로 남았다.
그로부터 27년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로서 평양을 방문해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북한 주민을 향해 연설했다. 문 총재가 민간 차원에서 ‘신뢰의 초석’을 다졌다면, 그 기반 위에서 문 대통령은 이를 ‘국가 간의 제도적 평화’로 격상시키려 했다.
■ 종교적 신념 vs 정치적 현실
두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방법론’에 있었다. 문선명 총재는 ‘참사랑’과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북한 지도부의 마음을 얻는 심정적 접근을 취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정교한 정치적 설계도와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한 시스템적인 평화를 지향했다.
■ 1991년 문선명: 사선을 넘은 ‘참사랑’의 개척자
냉전의 끝자락이었던 1991년, 강력한 승공(勝共) 운동가였던 문선명 총재의 방북은 세계적인 충격이었다. 문 총재는 김일성 주석과 만나 ‘참사랑’과 ‘민족의 정’을 내세우며 적대적 관계를 동포애로 전환시켰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포교를 넘어 평화자동차 건립, 보통강호텔 운영 등 실질적인 남북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 간 대화가 전무하던 시절, 민간이 먼저 사선을 넘어 신뢰의 초석을 놓은 ‘개척자’적 행보였다.
■ 2018년 문재인: 15만 평양 시민 앞의 ‘제도적 평화’
문 총재가 민간 차원의 신뢰를 쌓았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를 국가 시스템으로 격상시킨 ‘집행자’였다. 2018년 9월, 문 전 대통령은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을 향해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며 역사적인 연설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통해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문 총재가 만든 민간 경협의 토대 위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정교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평화의 제도화를 시도한 것이다.
■ 이념과 종교를 넘은 실용주의 외교
두 인물의 평화 철학이 교차한 지점은 바로 ‘월드 서밋(World Summit)’다. 통일교 주최로 2022년 2월 13일, 경기도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서밋(World Summit 2022)’ 본행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전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 행사에 보낸 축전과 영상 메시지는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익을 극대화한 신의 한 수’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월드 서밋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미국의 핵심 보수 인사들이 집결하는 국제적 플랫폼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를 통해 한국 정부의 평화 의지를 미국 내 대북 강경 여론 주도층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평화의 당위성을 확산시킨 대담한 외교적 결단이었다.
정부 간 공식 대화가 경색될 때마다 문선명 총재가 구축한 통일교의 대북 네트워크는 소중한 비공식 채널이 되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실용적인 민간 채널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한반도 운전자론의 영역을 민간 영역까지 확장시키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 평화에는 국경도, 종교도 없다
두 인물의 행보는 ‘평화가 곧 경제이며 인류 공영의 길’이라는 절대 명제를 증명한 위대한 여정이었다. 문선명 총재가 황무지에 평화의 고속도로를 낸 ‘개척자’였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 길 위에 견고한 평화의 집을 짓고자 했던 ‘건축가’였다.
특히 월드 서밋에서 보여준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종교와 이념의 틀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었다. 이는 한반도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국제적 플랫폼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국가 수반의 용기 있는 실용주의 외교를 상징한다.
■ 두 ‘문(文)’이 남긴 유산은 지금도 차가운 한반도의 긴장을 녹이는 귀한 자산이다
민관이 협력하여 일궈낸 이 평화의 궤적은 정권과 종교를 초월해 대한민국 외교사가 계승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비록 현재 남북 관계는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평화에는 국경도, 종교도 없다"는 두 사람의 신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민간의 개척과 국가의 제도화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 두 ‘문(文)’의 기록은 한반도 미래를 위한 소중한 사료로 남을 것이다.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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