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양시 돌봄정책 확장,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가는 현실 실험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5-04 08:13:24

다함께돌봄센터 18곳까지 확대…생활권 중심 돌봄 인프라 강화
국공립어린이집 109곳 운영…입주민 참여형 모델로 공공성 실험
시간제·야간·긴급돌봄까지…보육 공백 줄이는 다층 구조 구축
24시간 아동학대 대응체계 가동…보호·예방 기능 동시 강화
2026년 어린이날 행사. 고양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아이를 낳는 문제보다 더 어려운 건 ‘키우는 환경’이다. 고양시는 그 공백을 메우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 고양특례시가 보육 정책의 방향을 다시 짜고 있다. 시설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실제 양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틈’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흐름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돌봄 인프라의 확장이다. 초등 돌봄 공백을 메우는 다함께돌봄센터는 현재 10곳에서 단계적으로 늘어나 2027년에는 18곳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특정 지역이 아닌 생활권 단위로 배치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육의 기초가 되는 어린이집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은 100곳을 넘어섰고, 신규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설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입주민이 일부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다. 단순 공급 확대를 넘어 ‘참여형 보육’이라는 실험이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양육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문제는 시간의 공백이다.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의 경우, 정규 보육시간 이후의 돌봄이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간제 보육과 야간연장 보육이 함께 확대됐다. 이용 방식도 유연해졌다. 기존에는 특정 시설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돌봄 서비스는 부모의 일상과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다.

덕은 다함께돌봄센터 개소식

긴급 상황을 대비한 돌봄 체계도 마련됐다. 24시간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도입되면서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 비용 부담을 낮춘 점도 이용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다.

안전 문제 역시 정책의 한 축이다. 아동학대 대응은 사후 조치가 아닌 ‘즉각 대응’ 체계로 전환됐다. 전담 인력을 중심으로 24시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갖추고,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초기 대응 속도를 높였다.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지원도 병행된다. 단순 지원을 넘어, 건강·정서·가족 환경까지 함께 관리하는 통합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돌봄이 단편적 서비스가 아니라 ‘성장 과정 전반’을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한 흐름을 보여준다. 보육 정책이 ‘시설 중심’에서 ‘생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를 맡길 곳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양육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드림스타트 지원 사업 중 생일 케이크 요리 수업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시설 확충 속도와 실제 수요 간의 균형, 돌봄 인력 확보 문제, 서비스 질 유지 등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요소다. 양적 확대가 곧 체감 만족도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경험에서 갈린다. 부모가 체감하는 변화가 없다면, 어떤 인프라도 의미를 갖기 어렵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돌봄 확대가 ‘체감 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육 정책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다.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때, 사람은 머무른다. 고양시의 실험은 그 출발선에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부모의 하루가 실제로 달라질 때, 이 정책은 비로소 완성된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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